[이성필기자] 피곤이 풀리지 않은 신태용호가 이라크의 거친 플레이에 애를 먹었다.
신태용호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버본 아치바이아 리조트 호텔 훈련장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가져 0-1로 졌다.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명) 중 가장 먼저 합류한 석현준(FC포르투)이 원톱으로 나서고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스틸러스), 권창훈(수원 삼성)이 2선 공격진에 배치됐다, 이찬동(광주FC), 박용우(FC서울)가 수비형 미드필더, 심상민(서울 이랜드FC), 정승현(울산 현대), 최규백(전북 현대), 이슬찬(23·전남)이 수비진을 형성했다. 골문은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이 지켰다.
이날 이라크와 평가전은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였다. 지난 18일 브라질로 출발한 한국 대표팀이 엿새 만에 가진 경기였다. 12시간의 시차를 극복해야 하는 대표팀 입장에서는 몸이 덜 올라온 상황에서 경기 감각 확인에 초점을 맞췄다. 전반 15분 이라크에 실점하며 끌려 갔지만 신태용 감독은 오히려 부상을 조심하며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
결국 0-1로 패한 이 경기에서 석현준이 왼쪽 늑골, 이찬동이 오른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26일 병원 검진을 받았다. 석현준은 단순 흉부 타박, 이찬동은 우측 발목 염좌 진단을 받았다. 팀 주치의인 윤영권 박사가 현지에 도착해 부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최종 판단을 할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교체를 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다. 이미 송주훈(미토 홀리호크)이 대표 합류 전 부상을 당해 예비명단에 있던 김민태(베갈타 센다이)로 교체된 바 있다. 남은 예비명단에는 공격수 황의조(성남FC)와 미드필더 이광혁(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이창근(수원FC)이 있다.
현실적으로 30시간 가까이 걸리는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쉽게 교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차, 기후 등 적응해야 하는 것이 많다. 이라크전 패배는 지난 6월 1일 A대표팀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입성 사흘 만에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러 1-6으로 완패한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신체 리듬만 겨우 맞춰지고 있을 뿐 선수들 몸 상태는 여전히 무겁다.
아직까지 신태용호는 조직력도 완성하지 못했다. 오는 30일 스웨덴과 평가전이 올림픽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이기 때문에 이라크전 결과에 일희일비를 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부상을 피해서 경기를 하자고 했는데 상대의 배려가 너무 없었다"라며 부상자가 나온 것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라크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 올림픽 최종예선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만나 1-1로 비겼다. 이라크는 브라질에 18명의 최종엔트리와 4명의 예비엔트리를 모두 데려왔다. 이들을 모두 내보내 신태용호를 괴롭혔다. 한국전이 객관적인 검증을 하는 무대였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살벌한 경쟁이 이어졌다. 한국을 상대로 거친 플레이를 일삼는 등 싸움을 걸어왔다.
대표팀은 스웨덴전을 치른 뒤 피지와 본선 첫 경기가 열리는 사우바도르로 31일 이동한다. 와일드카드인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25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8월 1일에 합류하기 때문에 어떻게 이들을 빨리 팀에 녹이느냐가 관건이 됐다. 남은 시간 동안 팀 정비를 어떻게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신태용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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