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석현준(25, FC포르투)의 뜨거운 열정이 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호에 긍정 바이러스로 전파되고 있다.
석현준은 지난 6일 조기 귀국해 8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류승우(레버쿠젠)와 개인 훈련에 나섰다. 10일까지 파주NFC에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한 뒤 코칭스태프의 주선으로 K리그 구단이나 대학 팀에 합류해 몸을 만든다.
신태용호의 와일드카드(23세 이상)로 뽑히기를 간절히 바랐던 석현준은 소속팀 포르투를 직접 설득했다. 사실 지난 시즌 중반 포르투로 이적했던 석현준에게 다가오는 새 시즌은 중요하다. 이적 후 9경기 출전이 전부였고 풀타임으로 뛴 것은 3경기에 그쳐 다음 시즌 주전 확보를 위해서는 프리시즌을 충실히 소화하면서 눈도장을 받는 것이 필수였다.
포르투는 네덜란드 등지에서 프리시즌 훈련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까지 소화한다. 비중이 큰 경기에 석현준이 빠지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 포르투는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닌 올림픽에 굳이 석현준을 내줄 필요가 없었다.
공교롭게도 석현준은 터키 명문 갈라타사라이로 이적설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 귀국을 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포르투 구단이 석현준을 전력 외로 분류한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석현준의 팀내 입지에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포르투에 합류한 뒤 구단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며 올림픽 출전을 하게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메달 획득을 하면 병역혜택으로 팀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빠지지 않고 전했고 조기 귀국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냈다.
지난 2009년 홀로 해외 진출 도전에 나서 아약스(네덜란드)에 입단한 석현준은 흐로닝언(네덜란드),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나시오날, 비토리아 세투발, 포르투(이상 포르투갈) 등 7개 구단을 거쳤다. 누구보다 이적 시장의 흐름을 잘 아는 석현준이 포르투를 상대로 직접 협상하고 설득에 성공한 것은 놀랍다.
일단 구단의 믿음을 얻고 올림픽에 전념하는 환경을 얻은 것은 큰 소득이다. 와일드카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덕분에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다른 대표선수들의 조기 합류 의지까지 키워 놓았다. 대표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아는데 몇몇 선수는 구단에 일주일이라도 먼저 대표팀에 보내주면 안 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더라"라고 전했다.
석현준은 장현수(광저우 푸리)와 함께 이번 올림픽대표팀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 포지션 상 최전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조기 귀국으로 보여준 석현준의 행동은 대표팀 동생들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석현준은 "와일드카드로 뽑혀 정말 감사하다. 공격수는 언제나 골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과 압박감이 있지만, 골을 넣지 못해도 팀이 이기면 그것으로도 감사하다"라며 책임감을 짊어지고 올림픽 준비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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