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좌완 불펜 요원 진해수(30)가 긴 부진의 터널을 뚫고 나왔다.
진해수는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이다. 지난 2일 친정팀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2-1로 앞서던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박정권을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로서 완벽한 역할 수행이었다.
그러나 LG는 9회초 마무리 등판한 임정우가 정의윤과 최승준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는 등 3점을 빼앗겨 2-4로 역전패했다. 진해수는 시즌 9호 홀드와 함께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한 데 만족해야 했다.
LG의 불펜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던 진해수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한때 11.42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이 5월까지도 7.79에 머물렀고, 6월 중순까지 실점을 동반한 불안한 피칭이 반복됐다. 하지만 진해수는 양상문 감독의 믿음 속에 꾸준히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진해수의 터닝포인트는 6월21일 SK와의 경기. 선발 류제국이 벤치클리어링 여파로 4이닝만에 퇴장당한 가운데 진해수는 봉중근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7-5로 앞선 1사 1,2루 위기를 넘긴 진해수는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냈다.
다음 등판이던 6월24일 넥센전에서는 더욱 멋진 활약을 펼쳤다. 3-7로 뒤지던 6회초 등판, 넥센 좌타라인을 꽁꽁 묶으며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히메네스의 홈런을 앞세워 LG가 9-7 대역전승을 거둔 원동력은 진해수의 역투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후 진해수는 25일 넥센전 0.2이닝, 26일 넥센전 0.2이닝, 30일 KIA 타이거즈전 1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일 SK전까지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특히 무실점이 이어진 6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며 주자는 딱 2명(1안타 1볼넷)만을 내보냈을 정도로 구위가 좋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점대(6.59)까지 끌어내렸다.
올 시즌 LG는 좌완 불펜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진해수와 함께 윤지웅, 최성훈 등 기대를 모았던 좌투수들이 하나같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진해수가 안정감을 찾았다. 윤지웅이 아직 2군에 있지만, 최성훈도 지난 30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2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며 성공적인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베테랑 봉중근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LG는 6월 한 달 간 10승15패의 성적에 그치며 줄곧 지켜오던 4~5위권에서 이탈했다. 7월의 첫 경기였던 2일 SK전에서도 2-4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진해수의 호투가 한 줄기 위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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