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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희망을 동시에…황선홍 감독의 서울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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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 황 감독 "소득 있었다" 했지만 아드리아노 제어 등 만만찮은 짐

[이성필기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던 FC서울 황선홍(48)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황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성남FC전을 통해 K리그 복귀를 알리면서 서울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서울의 1-3 패배.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함께 호흡했던 티아고에게 1골 1도움을 허용하며 씁쓸한 패배를 당했지만 나름 소득도 있었다는 것이 황 감독의 생각이다.

지난 27일 선수단과 첫 상견례를 한 뒤 나선 경기에서 황 감독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부족했다. 있는 그대로의 선수들과 기존 전략을 활용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성남전 후에도 7월 2일 상주 상무 원정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전술이나 색깔을 팀에 입힐 틈이 없는 것이다.

그나마 상주전 후에는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 주중 경기가 없고 9일에 울산 현대와의 홈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성남전을 통해 황 감독은 세 가지 보완할 과제를 얻었다. 가장 먼저 선수들의 압박감을 벗겨내는 것이다. 서울은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21골을 쏟아냈다. 경기당 2골은 언제든 넣는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나 FA컵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다득점 경기로 뒤집으며 승리를 가져오곤 했다.

시즌 초반 분위기가 그렇게 흐르다 보니 이기려는 욕심이 과했다는 것이 황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좋지 않은 것은 빨리 잊어야 한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결과에 집착하면 과정이 없어진다. 내 판단에는 봄에 경기력이 정말 좋아서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즐기지 못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황 감독은 특유의 빠른 템포를 앞세운 공격 축구를 서울에 주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 중 수비를 플랫3에서 플랫4로 전환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전체 대형을 적극적으로 전진시켰다가 성남의 역습을 얻어 맞는 등 부작용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 전 황 감독은 오스마르를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해 팀 전술의 중심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스마르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지만 수비진의 실수로 빛이 바랬다.

그래도 여유를 잃지 않은 황 감독은 "플랫3는 뒤에서 빌드업이 원활하게 되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생소했다. 선수 조합에 안정감이 떨어지기도 했다"라며 황 감독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판단하면서도 "조금은 소득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개선점도 찾았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감독이 신경써야 하는 것이 '악마의 재능'을 가진 아드리아노 다루기다. 아드리아노는 한 번 흥에 겨우면 골을 계속 터뜨린다. 이날도 선제골을 넣으며 황 감독에게 데뷔전 선물을 안기는 듯했다.

그렇지만, 감정 조절을 해주지 못하면 위험한 자원이 된다. 후반 30분 심판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은 뒤 납득하기 어렵다는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항의하다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전임 최용수 감독도 아드리아노에 대해서는 애를 먹었다는 점에서 황 감독의 노련한 제어가 필요하다.

경기 전 아드리아노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껄껄 웃었던 황 감독은 경기 후 뜸을 들이다가 "좋은 선수고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잘 해야 된다는 것을 이해 시키고 싶다. 팀 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드리아노가 팀 조직력을 해치는 폭탄이냐 골 넣는 기계냐는 결국 황 감독의 조련에 달린 셈이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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