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리우 올림픽 출전을 앞둔 신태용호의 국내 훈련, 출정식은 없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성과 못지않은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신태용 감독의 이런 선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18명의 올림픽 출전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와일드카드(23세 이상) 3명으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석현준(FC포르투), 장현수(광저우 푸리)를 선택해 공수를 보강했다.
당초 신태용호의 소집은 7월 4일로 예정됐다. 8월 4일 피지와 올림픽 본선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소집 규정인 첫 경기 한 달 전 소집 및 훈련에 부합한다.
그러나 대표선수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해외파가 그렇다. 석현준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은 각각 7월 18일과 21일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상파울루로 합류한다. 장현수는 25일, 손흥민은 31일에나 팀에 합류한다.
즉 올림픽 직전인 7월 31일에나 대표팀 전원이 모이게 되는 것이다. 유럽파의 경우 프리시즌을 소화하고 오게 된다.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른 대표팀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다. 소속팀에서 차출을 거부해도 된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의 경우가 그렇다. 부상자와 이적 선수 발생으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홍정호의 대표 차출을 거부했다.
손흥민, 석현준, 황희찬의 경우 이미 올림픽 합류 전부터 소속팀의 프리시즌 일정 소화 여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첫 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프리시즌에 확실한 활약으로 눈도장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석현준도 시즌 중반 포르투로 이적했지만, 출전 기회가 적었다. 황희찬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이런 상황을 모두 존중했다. 덧붙여 그는 "차출을 허락한 구단들에 감사하다"라며 그나마 올림픽 본선을 함께 하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력의 핵심들이 모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훈련이나 평가전 자체의 의미가 없어졌다. 브라질 현지에서 갖는 7월 24일 이라크와 비공개 연습경기, 29일 스웨덴과의 공개 평가전의 경우 손흥민이 빠진 상태에서 치르게 된다. 손흥민은 피지와의 첫 경기 출전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컨디션 조절이 최대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표팀은 7월 18일 상파울루로 출국한다. 그 사이 국내파라도 모여 훈련을 하면 좋겠지만 신 감독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7월 4~5일, 1박 2일 일정으로 모아 소양교육과 행정 절차만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K리그 중심의 국내파 역시 대표 소집 후에도 소속팀 경기에 나서야 한다. 7월 9~10일, 13일, 16~17일 리그와 FA컵 일정이 있다. 선수들의 경기 출전을 통한 실전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신 감독 입장에서는 차라리 소속팀에서 한 경기라도 더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 감독은 "나 역시 프로팀 감독을 해봤기에 잘 알고 있다. 애초 규정은 7월 20일 K리그 일정까지 소화하고 대표팀에 보내주는 것인데 프로연맹이 양보해서 18일에 출국한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아쉽지만 신 감독의 이런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이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출정식 겸 평가전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신태용호의 경기력도 점검하고 축구협회도 수익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모두 모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출전은 각 팀 지도자의 고유 권한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최대한 (올림픽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을 조금이라도 뛰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최대한 협조를 약속했기 때문에 잘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림픽 본선 첫 경기까지 선수들 각자의 컨디션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다. 대표팀 선배들의 시행착오가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제각각의 컨디션으로 애를 먹었고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본 바 있다. 신 감독은 "현재는 팀 전력이 60~70%지만 첫 경기까지 100%로 만들겠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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