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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NOW 프라하]②'불난 집' 슈틸리케호, 팬심이 진화 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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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던 훈련장, 팬들 격하게 선수단 응원하며 분위기 반전 촉매제 작용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체코 프라하에 입성한 지 이틀째가 지났습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스페인에 워낙 크게 얻어맞은 뒤 프라하로 왔기 때문에 대표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충격을 털어내고 회복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각자 패인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종합적으로 선수들의 말을 전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페인과 대등하게 싸워보자는 각오 ▲첫 실점을 한 뒤 급격하게 초조해짐 ▲계속 실점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

이미 관련한 선수들의 말을 전해드리기는 했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과거와 비교하면 세계 정상권 팀을 상대로 당당하게 해보자는 자세가 더 컸지, 떨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수준 차이를 확인하고 자기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가득하고요.(하단 영상 참조)

대표팀과 동행하는 강철 대한축구협회 기술 부위원장으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오대영'으로 불리는 계기가 됐던 2001년 8월 15일 체코 원정 평가전 당시 강철 부위원장은 중앙 수비수로 나섰는데 상대 공격수 얀 콜레르를 방어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하더군요.

함께 수비했던 이민성(창춘 야타이 코치)이 "쟤 좀 오지 말라고 해라"라고 할 정도로 긴장하며 경기를 했답니다. 얀 콜레르가 교체로 물러나면서 좀 긴장을 가라앉히나 했는데 더 좋은 체격의 선수가 나와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결과는 한국의 0-5 대패였죠. 당시와 비교하면 대표선수들이 이름값 있는 팀을 상대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나서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는 겁니다. 깨지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깨지자는 것이 현재의 대표팀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스페인전을 잊은 슈틸리케호는 5일 체코를 상대로 반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물론 체코라고 쉬운 상대는 아닙니다. 톰마시 로시츠키(아스널)가 중심을 잡고 건재하고 올 시즌 체코 리그에서 20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다비드 라파타(스파르타 프라하)가 한국의 골문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골문은 페트르 체흐(아스널)가 수호 중이고요.

지난 2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체코는 2-1로 승리했습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는 죽음의 조라 평가받는 스페인, 크로아티아, 터키와 D조에 편성됐지만, 다크호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슈틸리케호는 체코의 유로 2016 출정식 경기에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겁니다.

마침 3일 훈련은 오픈 트레이닝데이였습니다. 지난해 1월 호주 아시안컵 이후 해외 원정에서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훈련을 한 겁니다. 평소 선수들의 훈련을 볼 일이 없었던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소리치며 즐거운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부터 기성용 등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을 하더군요.

덕분에 산사처럼 조용했던 훈련장 분위기가 끌어 올랐습니다. 럭비를 혼용한 훈련에서 선수들이 재미난 장면을 만들며 환호하는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미니게임을 실전처럼 하니 박수가 쏟아졌고요. 이런 장면을 밖에서 지켜보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 직원들은 신기해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훈련 후에는 팬들이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한 학생 팬에게 축구화를 벗어 선물하고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팬들은 대표팀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겁다고 합니다. 유럽 여행 중 잘츠부르크에서 스페인전을 본 것도 모자라 프라하까지 버스로 8시간을 타고 온 신재헌(28) 씨는 "정말 가까이에서 보니 신기하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고 가는 것은 큰 소득이다"라며 연신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축구협회도 적든 많든 해외 원정 경기에서는 팬들과 좀 더 가까이 하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합니다.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하지만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스킨십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스페인전 대패로 '불난 집'에 일단 팬들이 임시로 진화 작업을 해주며 불길 확산을 막았습니다. 다음은 슈틸리케호가 알아서 소화를 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다. 뜨거운 팬심을 받은 슈틸리케호, 체코전에서는 남의 집 잔치에 재를 뿌릴 수 있을까요.

조이뉴스24 프라하(체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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