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代作) 논란에 '미술계의 관행'이라고 했다.
진중권 교수는 17일 자신의 SNS에 "조영남 대작.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입니다"라며 '대작은 미술계에 꽤 일반화된 관행'이고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교수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입니다. 앤디 워홀은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랑하고 다녔죠"라고 했다.
이어 "미니멀리스트나 개념미술가들도 실행은 철공소나 작업장에 맡겼죠"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교수는 "핵심은 콘셉트입니다.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죠.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지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 그는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좀 다른 부분인데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 너무 짜다"며 "조영남이 훌륭한 작가는 아니죠. 그림 값은 그의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는 다른 데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봐야죠. 그림값이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닙니다"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무명화가 A씨가 "조영남에게 그림 300여점을 8년간 대신 그려줬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A씨는 본인이 90% 정도 그린 그림을 조영남이 마무리 작업을 한 후 본인의 작품으로 발표해왔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1점당 10만 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 조영남에게 그려준 그림들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압수된 그림이 A씨의 것으로 확인되면 조영남은 사기혐의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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