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 시즌 현대건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탠 에밀리가 한 시즌 더 V리그에서 뛴다.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뛰었던 시크라도 2016-17시즌을 함께 한다.
에밀리는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현대건설로부터 제계약 의사를 전달 받았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에밀리와 다음 시즌도 함께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열리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을 찾은 건 다른 팀들의 선택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또한 에밀리가 부상을 입어 정규시즌을 소화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교체 선수가 필요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 현지를 직접 찾았다.
여자부 외국인선수 교체 규정은 이번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다시 바뀌었다. 당초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5라운드 종료시까지만 교체가 가능했지만 규정이 변경됐다. 라운드에 상관 없이 언제라도 교체가 가능해졌다. 단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타 구단 지명을 받지 않은 선수에 해당한다.
양 감독은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에밀리를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왜 그랬느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그러나 에밀리가 지난 시즌 코트에서 보여준 기량과 자세 등이 마음에 들었다. 팀을 위해 실제로도 궂은 일을 마다않고 해주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재계약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종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도로공사도 고민 끝에 시크라와 재계약을 결정했다. 도로공사 구단은 최종 드래프트가 열리기 하루 전인 29일(한국시간) 재계약 사실을 한국배구연맹(KOVO)에 알렸다.
구단은 재계약 통보 마감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장고를 거듭한 끝에 시크라와 함께 가기로 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시크라와 견줘 실력이 앞선다는 판단이 든 선수가 있었다면 마음을 바꿨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도로공사는 엇비슷한 실력을 갖췄다면 V리그 경험과 함께 한국문화, 팀 동료들에 대한 적응을 마친 시크라가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GS칼텍스에서 뛰었던 캣벨,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알렉시스는 구단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016-17시즌에는 기존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에밀리와 시크라 두 명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재계약을 마친 시크라는 규정에 따라 30일 열리는 드래프트에 참가해야 한다. 에밀리의 경우 트라이아웃이 시작되기 전 계약을 완료했고, 증빙자료를 KOVO에 제출한 만큼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계약을 인정하기로 했다.
도로공사가 시크라와 재계약을 선택하면서 하루 앞으로 다가온 드래프트에서는 기존 선수와 재계약한 2개팀을 제외한 총 4개팀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선택하게 된다.
지난 시즌 최하위(6위)였던 KGC인삼공사는 드래프트 확률추첨에서 전체 120개의 구슬 가운데 30개의 구슬을 확보하고 있다. 1순위로 지명권을 행사할 확률이 25%다.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구단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타비 러브(캐나다)나 알렉사 그레이(미국)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로 많은 26개의 구슬을 보유하고 있던 도로공사가 시크라와 재계약을 선택하면서 22개의 구슬을 가진 GS칼텍스, 18개의 구슬을 가진 흥국생명 등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추첨 확률을 유지하기 위해 재계약을 선택한 구단들의 구슬도 빼지 않고 드래프트 지명순서를 결정하는 확률추첨을 진행한다. 도로공사가 앞선 순위를 차지하더라도 다른 선수를 지명할 수 없는 만큼 후순위 팀들이 원하는 선수를 선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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