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는 20일 경기까지 기준으로 피홈런 11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이날 한화전까지 16경기를 치렀는데 그렇게 많이 홈런을 맞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독 한 투수에게 피홈런이 몰려있다. 제1선발 역할을 맡고 있는 조쉬 린드블럼이 팀 피홈런의 거의 반 가까운 5개를 맞았다.
린드블럼은 지난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13승을 올리며 210이닝을 소화, 롯데의 에이스 노릇을 했다. 올해도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첫 등판에서는 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후 3차례 선발 등판에서는 승수를 올리지 못했고 2패만 기록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심심치 않게 장타를 얻어맞고 있다. 지난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신성현에게 투런포를 맞은 것이 옥에 티였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한화전 등판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홈런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승리투수 여부나 홈런, 안타 등을 허용하는 건 내 의지대로 되는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SK 와이번스전, 1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각각 5.1이닝과 4.1이닝을 던졌다. '이닝이터'라는 얘기를 듣던 것과는 다른 투구내용을 보였다. 지난해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던진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린드블럼은 그런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오프시즌 동안 미국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 괜찮다"며 "미국에 있을 때도 한 경기 120~150구 정도는 던질 수 있게 준비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초반 다소 부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너무 결과를 의식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그래서 한화전부터는 공 하나 하나 매 타석 승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린드블럼에 대해 "너무 잘 던지려고 하고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린드블럼도 이런 부분을 파악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몇 승을 올리고 몇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목표는 없다"며 "롯데가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에 가 우승하는 게 목표다. 팀 승리를 위해 등판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하지만 신경 쓰는 기록은 있다. 탈삼진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린드블럼은 "부산은 나와 가족들에게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다"며 "이곳에 와 야구만 한다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부' 의사를 밝혔다. 탈삼진 한 개 당 일정액을 적립하는 일이다. 린드블럼은 "몇몇 지역 기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몇 주 뒤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적립 금액은 탈삼진 한 개당 43달러(약 4만8천원)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롯데에서 달고 있는 등번호 43과 같은 금액이다. 린드블럼은 한화전에서 승수를 올리지 못했지만 7이닝을 책임졌고 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지금까지 4경기 등판에서 기록한 탈삼진은 총 2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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