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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가 쓴 최초·최고·최악의 기록(종영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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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울리고 웃긴 지난 2개월의 추억

[김양수기자] 여심을 훔치고 울렸던 '태양의 후예'가 14일 막을 내렸다. 각종 최초와 최고 기록으로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태양의 후예'가 뒤안길로 사라졌다.

KBS 2TV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제작 태양의후예문화산업전문회사 NEW)는 최초의 한중 동시 방송드라마인 동시에 성공한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더불어 4년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한 평일 지상파 미니시리즈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드라마는 후반부 각종 PPL의 난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태양의 후예'가 직접 쓴 최초, 최고, 최악의 기록을 되돌아봤다.

◆최초

한국에서도 通했다…대박 선례 남긴 '사전제작 드라마'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제 아무리 송중기-송혜교 조합이라도, '스타작가' 김은숙의 차기작이라도 사전제작은 미심쩍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극 전개에 즉각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그간의 국내 드라마 정서였다. 그만큼 한국에서 '사전제작 드라마'의 성공은 점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해냈다. 바로 '태양의 후예'가.

'태양의 후예'가 좋은 선례를 남긴 덕에 뒤따르는 사전제작물도 우선 한시름을 놨다. 올 하반기엔 무려 5편의 사전제작 드라마가 전파를 탄다.

SBS '사임당-더 허스토리' '보보경심: 려',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 '화랑: 더 비기닝', 그리고 '엽기적인 그녀' 중 '태양의 후예' 인기 바통을 이어받을 작품은 무엇일까.

한중 동시방송, 결과는 '성공적'

한국과 중국을 동시 공략한 '태양의 후예'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제작사는 중국에 '태양의 후예' 판권을 국내 드라마 중 최고가인 회당 25만달러(약 3억원)에 판매했다. 이어 리메이크 판권 역시 판매에 성공, 중국판 '태양의 후예' 탄생을 예고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한류 재점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중 동시방송은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를 통해 가능했다. 아이치이에 따르면 '태양의 후예'는 종영한 14일 기준으로 26억뷰를 돌파했다.

하지만 VIP 유료회원제로 운영되는 아이치이의 구조상 드라마 전편이 무료로 전환되는 시점에 페이지뷰는 급속도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는 드라마 영상 누적 조회수에 따라 추가 매출을 거둘 예정이다.

한편, 중국 방송분은 한국판과 달리 북한을 가상의 국가로 표현해 관심을 모았다.

◆최고

4년만에 도래한 미니시리즈 시청률 30%

색다른 드라마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화제성은 물론 시청률도 독보적이었다.

첫 방송부터 남다른 포스를 내뿜던 '태양의 후예'는 20~30대 남녀 시청자는 물론 10대 청소년들까지 매료시켰다.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부터 다음회 방송만을 기다려온 시청자들은 자진해서 '본방 사수'를 외쳤다. 시청률이 쉼 없이 오른 것은 당연한 처사. '요즘은 시청률 10%만 넘어도 성공'이라던 지상파 방송국들은 '태양의 후예'의 반란에 할 말을 잃었다.

드라마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넘어섰고, 9회에 30%를 돌파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30%를 돌파한 건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이다.

자체최고시청률도 무려 12번 경신했다. 경쟁작이 없던 터라 스스로 쌓은 시청률을 무너뜨리고 다시 새 역사를 써내려갔다. 한동안 '태양의 후예'의 신기록은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첫방송부터 대박…제작사, 방송사 모두 '억'단위 수익

'태양의 후예' 총 제작비는 130억원. 하지만 첫 방송 전에 손익분기를 넘기며 투입된 제작비를 모두 회수했다. 비결은 선판매와 PPL 등이다.

드라마는 현재까지 영국과 프랑스 등 32개국에 판권을 판매했으며, 중국 위성TV 방송권, 리메이크권에 대한 협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제작사는 드라마OST 콘서트를 준비 중이며,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한 MD사업도 계획중이다. 오는 20일엔 드라마 명대사와 명장면을 담은 포토에세이집 출간도 앞두고 있다.

첫 드라마 제작에 뛰어든 영화제작사 NEW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약 50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함박웃음은 방송사에서도 터져나오고 있다. '태양의 후예' 채널광고는 16회 전회차 완판됐다. 본방송에 재방송까지 더하면 수익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악

'PPL의 후예' '태양의 PPL'…과도한 광고방송이 야속해

한시간 동안 광고를 보는 듯했다.

'태양의 후예'는 후반부로 갈수록 간접광고의 수위를 높였다. 가상의 국가 우르크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13회를 기점으로 광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술을 먹다가 뜬금없이 피로회복을 위해 아몬드를 주워먹었고, 아침 일찍부터 샌드위치를 먹으며 데이트를 즐겼다. 계산은 휴대폰 결제 기능을 활용했다. 커피는 한 브랜드만 애용했고, 카메라 앵글에는 약탕기가 늘 담겨있었다.

그중 최악은 자동차였다. 서대영(진구 분)은 운전 중 뜬금없이 윤명주(김지원 분)에게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물론 자동주행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말이다.

물론 그 전에도 건강기능식품을 먹거나 특정 브랜드의 액세서리만 착용하는 등의 노출은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의 개연성을 고려하지 않은 생뚱맞은 PPL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태양의 PPL' 'PPL 스케일도 남다르다' '잘된 드라마에 PPL 뿌리기'라며 지나친 광고 노출을 비아냥댔다.

한편, '태양의 후예'는 PPL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PPL참여 업체들은 상품의 매출이 폭등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는 후문이다.

죽지 않는 주인공, 어벤저스인가 좀비인가

"말도 안돼."

주인공이 좀처럼 죽지 않는다. 총에 맞고 피를 흘리고 심지어 심정지까지 왔는데도 살아난다. 교전 중 총상으로 사망통지까지 받았는데 1년 후 멀쩡하게 돌아왔다. "그 어려운걸 내가 해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주인공은 드라마와 함께 뜨거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유시진 대위 역의 송중기다.

송중기는 드라마 팬들에게 '불사조' '슈퍼 히어로' 심지어 '좀비'로 불린다. 드라마의 극적 전개를 위한 선택이었다지만 매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유시진의 활약은 도리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평.

물론 극중 유시진이 생사를 넘나드는 특전사 대위인 건 이해한다. 그래도 아닌 건 아닌거다. '좀비 송중기'를 김은숙 월드의 옥의 티로 임명한다.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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