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빡빡한 4월 일정에 빨간불까지 켜졌다.
포항은 지난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에이스 손준호를 잃었다. 전반 3분 만에 골키퍼 권순태와 충돌한 손준호는 오른 무릎 통증을 호소해 실려 나갔다.
현재까지는 '무릎 내측 인대 및 십자인대 손상'이 의심되는 상태다. 포항 구단도 1차 검사에서 십자인대 손상에 무게를 뒀다. 최소 6주 정도의 결장이 불가피하다. 손준호는 12일 서울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장기간의 부재는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준호가 결장하면 포항의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수 차례 확인했다. 손준호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시드니FC(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에서 공격 완성도가 떨어지면서 0-1로 졌다. 제대로 된 공격을 만들 수 있는 여유 자체가 없었다.
올 시즌 손준호는 포항의 에이스나 다름없다. 김승대가 옌볜 푸더(증국)로 떠났고 신진호(FC서울)도 유니폼을 갈아입는 등 전력 이탈이 많은 상황에서 손준호가 유일한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부상은 치명타다.
특히 오는 19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승점 2점)와의 챔피언스리그 5차전은 최대 고비다. 포항은 승점 4점으로 조 3위로 밀려나 있다. 1위 시드니(9점)를 따라잡는 것은 상대 전적에서도 2패로 밀려 힘들다. 2위 우라와 레즈(7점, 일본)라도 제치려면 손준호의 활약은 필수다.
대체 자원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영입한 조수철은 부상으로 5월에나 출전할 수 있다. 빠른 패스 축구를 지향하겠다고 한 최진철 감독의 속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순위에 상관없이 챔피언스리그 최소 16강 진출을 바랐던 구단의 뜻과는 정반대의 처지가 된 포항이다. 광저우전을 이겨야 우라와와의 최종전을 통해 뒤집기가 가능하다. 자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다. 2009년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포항의 자존심에 큰 상처인 셈이다.
손준호를 대체할 자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측면의 문창진이 중앙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쉬운 선택은 아니다. 유스 출신 김동현이 4경기에 나서 2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포항의 화수분 축구는 과거부터 명성을 떨쳤다. 이명주(알 아인)가 자리를 비우면 김승대가 등장했고, 손준호가 또 대체했다. 현시점에서는 유스 출신 자원에 눈을 돌리는 것과 최진철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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