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는 여러모로 닮았다. 구단 상징색이 네이비 블루 계열로 비슷하고, 모자의 로고도 알파벳 'D'로 같다. NC 선수단에는 과거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얼굴이 많다. 주장 이종욱을 비롯해 유격수 손시헌, 선발투수 이재학 등이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했다.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에도 두산에서 프로의 물을 먹은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다. 김경문 감독부터가 김태형 두산 감독의 포수-배터리코치 직속 선배였다. NC가 잠실을 방문할 때면 '대 부대'가 경기 전 두산 클럽하우스 근처로 이동해 과거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 안에선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면서 이들은 새로운 라이벌 관계로 부상했다. 두산이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승리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자 NC는 4년 98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거포 3루수 박석민을 영입, 타선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의 탄탄한 투수진에 그렇지 않아도 강했던 공격력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NC는 올 시즌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5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과 NC의 3연전은 그래서 여러모로 흥미를 끈다. 무엇보다 양팀 감독의 자존심 대결에 초점이 모아진다. 지난해 부임 첫 해 곧바로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 감독은 미디어 데이 당시 "작년 우승팀의 목표가 당연히 우승이지 무엇이겠느냐"며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정규시즌서)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다"며 "올해에는 정상에서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나타냈다.
이날 1차전 선발로 두산은 좌완 장원준, NC는 사이드암 이태양을 각각 내세운다. 두산 이적 첫 해이던 지난해 시즌 12승으로 선발의 한 축을 든든하게 맡은 장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니퍼트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매년 두자릿수 승리와 160이닝 이상을 책임져주는 그는 올해에도 큰 기복없는 꾸준한 활약이 예상된다.
지난해 10승을 거두며 국가대표까지 승선한 이태양은 스프링캠프 당시 어깨가 뭉치는 증상으로 페이스가 다소 늦게 올라갔지만 현재는 쾌조의 컨디을 유지하고 있다. 타고난 재능에 경험까지 더해져 올 시즌에도 두자릿 수 승리를 넘보고 있다.
타선도 현재로선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빠진 두산 타선은 예상과 달리 삼성과의 개막 2연전 당시 홈런 3개를 터뜨리는 등 합계 20안타 11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한껏 올려놓은 타격감을 잠실에서도 이어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민병헌이 주목대상이다.
NC에선 역시 박석민에게 눈길이 쏠린다. KIA와의 개막 2경기에서 홈런 한 개 포함해 6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NC의 중심타선으로 확고히 자리잡는 모습이다. NC는 박석민을 중심으로 테임즈, 나성범, 이호준 등 거포가 즐비해 언제든지 대량득점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두산과 NC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선 8승8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각각 새롭게 정비한 올 시즌에는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신 라이벌의 첫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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