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작년이면 못 따라갔을 것 같은데, 이제는 힘이 생긴 것 같다."
LG 트윈스의 유망주 양석환(25)이 개막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된 후 남긴 말이다. 이는 LG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LG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2회말 터진 양석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0-4로 끌려갔지만 빠르게 동점을 만든 뒤 연장에 돌입, 포기하지 않고 12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승리를 만들어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양석환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4시간 반 이상을 대기하다 12회말 1사 2루 찬스가 만들어지자 비로소 타석에 들어서 경기를 끝내버렸다.
오랜 대기 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양석환이다.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언제 나갈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었다. 양석환은 "4시간 30분 동안 경기를 끝내는 상상을 하며 기다렸다"고 말했다.
양석환에게는 물론 LG에게도 의미있는 개막전 승리였다. 단순히 이긴 것이 아니라 초반 열세를 뒤집는, 그것도 연장 12회말 끝내기로 승리한 경기다.
지난해 LG는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차전에서 봉중근이 브랫 필에게 역전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기분 나쁜 출발을 보인 LG는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 9위에 머물렀다. 거꾸로 올 시즌은 개막전부터 역전 끝내기 승리를 챙겼다.
끝내기 승리를 통해 달라진 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양석환의 설명이다. 양석환은 "지금까지는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생각들을 선수 각자가 혼자만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마음을 표출할 줄도 알게 된 것 같다"라며 "이기고자 하는 간절함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덕아웃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뜻이다. 선수들이 승리를 향한 간절함을 표현함으로써 팀이 하나로 뭉치는 힘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이 진행 중인 리빌딩 효과로 젊은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된 측면도 있다.
양석환의 마지막 설명이 의미심장하다. 연장전으로 접어드는 과정의 덕아웃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양석환은 "질 것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라며 "작년에는 초반에 4점을 내주면 못 따라갔을텐데, 이제는 따라잡을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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