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쑤전에서 '수비 리더 부재' 약점 노출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가 우려했던 수비 불안 문제가 장쑤전을 통해 확실히 드러났다.

전북은 1일 중국 난징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2차전 장쑤 쑤닝(중국)전을 치렀다. 경기 결과는 전북의 2-3 패배였다.

최강희 감독은 특급 외국인 스타 영입을 위해 이적료만 1천억원 넘게 지출한 장쑤를 의식한 듯 선발진을 전원 국내 선수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국내 선수로도 충분히 장쑤를 이길 수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었다.

전북의 공격 전개는 좋았다. 김보경의 지능적인 패스와 이종호 고무열의 힘있는 돌파, 이재성의 공간 활용에 김신욱의 고공 플레이까지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그러나 수비가 고민이었다. 전북은 조별리그를 앞두고 수비력과 함께 공격으로의 빌드업 능력이 뛰어난 멀티플레이어 김기희를 중국 상하이 선화로 떠나보냈다. 김기희를 대체할 보강선수를 구할 시간이 없어 김형일, 임종은, 조성환, 김영찬 등으로 시즌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FC도쿄(일본)와의 첫 경기에서는 수비 불안을 몇 차례 연출하면서도 공격력으로 버텨내 2-1로 이겼다.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이 자주 벌어지는 약점은 체력으로 커버했다.

그러나 이날 장쑤전에서는 전북의 수비 구멍이 확실하게 노출됐다. 공격에서 장신 김신욱의 머리에 집중해 연결하다보니 장쑤의 역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어트리는 볼을 잡으려 공격 2선이 전진하면서 생긴 빈 공간으로 장쑤가 볼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선제 실점 장면이 그랬다. 전반 16분 알렉스 테셰이라의 중거리 슈팅을 뒷걸음질치다 아무도 막지 못하고 골을 내줬다. 1-1 동점이던 후반 21분에는 조의 헤딩골도 막지 못했다. 김형일이 경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보경이 치료를 위해 밖으로 나가 한 명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분명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

24분 우시에게 내준 골도 마찬가지, 순식간에 집중력을 상실하며 세번째 골을 허락했다. 수비 리더가 없는 전북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30분에는 조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호흡 불일치가 또 확실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8강 2차전 실점이 연상됐다.

전북의 목표는 조1위로 16강에 오르는 것이다. 경기 일정이나 대진 등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비 불안을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하면 힘들게 조별리그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장쑤전 패배를 통해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