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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체질' 이현승 "WBC 꼭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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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즌이지만 의식하지 않아…선발 미련 없지 않지만 지금 자리에서 최선"

[김형태기자] "그 짜릿함은 말도 못하지요."

이현승(33, 두산)은 타고난 마무리다. 선수 자신은 손사래를 치지만 위기 상황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위축되지 않으니 투구폼이 안정됐다. 공이 제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 시즌 중반 두산의 '임시 마무리'로 투입된 뒤 한국시리즈까지 팀의 뒷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11월 초대 프리미어12에서는 대표팀 마무리로 중책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현승은 마무리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박빙의 승부에서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따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그 느낌은 그 어떤 것에서도 맛볼 수 없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겸손의 표현일 수 있지만 그는 여전히 마무리가 어렵다고 한다. "선발이나 중간계투는 '내 뒤가 있다'는 안도감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무리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 '나 아니면 끝'이라는 생각이 드니 정말 부담이 크다"고 했다.

원래 선발투수인 이현승은 2014년 군복무를 마치고 두산에 복귀한 뒤 중간계투로 변신했다. 그리고 지난해 팀 사정에 의해 마무리로 전업한 뒤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중 하나로 우뚝 선 그이지만 마음 한 켠에는 선발에 대한 미련도 남아 있는 게 사실.

"현대와 넥센 시절을 거쳐 201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두산 이적 후 선발투수로 그다지 보여준 게 없다. 그게 마음 한 켠에 걸린다"고 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선발투수로 한 번 더 나서고 싶은 마음도 솔지히 없지 않다.

하지만 리그의 수준급 마무리로 자리매김한 그가 조만간 보직을 다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누구보다 그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이현승은 "보직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팀 상황에 의해 마무리를 맡게 됐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왕 클로저를 맡았으니 자신의 자리에서 최대한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이현승은 올 시즌이 무척 중요하다. 풀시즌을 마치면 '야구 선수의 꿈' FA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그는 특별히 내색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생 일대의 큰 기회인 건 사실이다. 올해가 중요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의식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많이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낼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 그게 최대 목표"라고 했다.

다만 또 하나의 목표 만은 숨기지 않았다.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다. 그는 "그건 꼭 가고 싶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최고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당당하게 겨루고 싶어한다. 프리미어12 준결승 당시 대회 최강으로 꼽힌 일본을 상대로 경기 후반 등판해 보여준 흔들림 없는 투구를 재현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현승 덕분에 두산은 '마무리 5년 고민'을 덜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부터 골머리를 앓은 클로저 자리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그는 "마무리는 이현승"이라고 못박았을 정도다. 두산을 넘어 한국의 새 마무리로 급부상한 이현승이 '제2의 야구인생'을 화려하게 시작했다.

조이뉴스24 미야쟈키(일본)=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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