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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썰전]⑦KIA 양현종, 투수 첫 'FA+MVP'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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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승엽 외에는 없는 기록, '후반기 징크스' 넘는 것이 과제

[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28)은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획득한다. 이미 올 시즌 연봉으로 7억5천만원을 책정받으며 지갑을 두둑히 채웠지만 시즌이 끝나면 더 큰 대박이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활약 정도에 따라 FA 계약의 규모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양현종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는 것이 양현종이 그리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만약 시즌 MVP까지 수상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일이 없다.

◆예비 FA의 MVP 수상, 2003년 이승엽이 유일

프로 입단 후 8~9년의 경력을 쌓아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권리인 FA. 그러나 모든 FA 선수에게 대박의 기회가 찾아가는 것은 아니다. FA 자격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한 성적으로 기대만큼의 몸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예비 FA에게 시즌 MVP를 수상하는 것만큼 확실히 몸값을 보장받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비 FA가 MVP를 수상한 사례는 2003년 이승엽이 유일하다. 이승엽을 왜 '국민타자'라 부르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엽은 2003년 당시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수립하며 MVP로 선정됐다. 또한 FA 자격을 획득, 지바 롯데와 계약하며 2004년부터 일본에서 뛰었다. 이후 누구도 예비 FA 신분으로 시즌 MVP에 등극하지 못했다.

투수로서는 양현종이 최초로 도전해볼 만하다. 지난 시즌에도 MVP 후보에 올랐던 양현종이다. 기량은 검증됐으니 예비 FA로서의 동기부여만 잘 활용한다면, 투수 최초의 기록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확 달라진 KIA 선발, 부담 덜었다

팀 상황도 양현종에게는 유리하게 변해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선발진이 몰라보게 강해진 것. 더 이상 양현종은 부담감과 책임감 속에 무리한 등판을 강행할 필요가 없어졌다. 좀 더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고, 좀 더 여유있는 몸상태로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KIA는 특급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를 영입했다. 그의 몸값은 무려 170만달러. 이는 역대 KBO리그 외국인 몸값 중 2위에 해당한다. 지크 스프루일 역시 '2015 WBSC 프리미어12'를 통해 구위를 인정받았다. 미국 대표팀으로 대회에 출전한 지크는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위력투를 펼쳤다.

지난해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윤석민도 선발로 돌아온다. 그렇게 KIA는 헥터-지크-윤석민-양현종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1~4선발을 구축했다. 여기에 지난해 9승을 올린 임준혁까지 5선발로 그 뒤를 받친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조차 힘들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괄목상대'한 KIA 마운드 사정이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 17년만의 토종 20승 가능할까

양현종의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은 2010년과 2014년 작성한 16승이다. 좀처럼 개인 기록에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 양현종이지만, 스스로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양현종이 목표로 삼을 만하다.

16승을 넘어 20승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외국인 투수를 제외한 20승 투수는 1999년 정민태(현대)가 마지막이다. 만약 올 시즌 양현종이 20승 고지를 밟는다면 무려 17년만의 토종 20승 투수로 기록된다.

20승을 달성한다면 MVP 수상 가능성도 높아진다. 1982년 박철순(OB, 24승), 1984년 최동원(롯데, 27승), 1986년 선동열(해태, 24승), 1989년 선동열(21승), 1990년 선동열(22승), 2007년 리오스(두산, 22승) 등이 20승과 함께 MVP를 수상했다.

물론 20승이 꼭 MVP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1983년 장명부(삼미, 30승), 1985년 김시진과 김일융(이상 삼성, 25승), 1987년 김시진(삼성, 23승), 1995년 이상훈(LG, 20승), 1997년 김현욱(쌍방울, 20승), 1999년 정민태(20승), 2014년 밴헤켄(넥센, 20승) 등이 MVP와 인연이 없던 20승 주인공들이다.

◆최대 복병은 '후반기 징크스'

양현종의 시즌 성적을 가를 최대 복병은 후반기 징크스다. 양현종은 유독 후반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성적만 따진다면 벌써 몇 차례나 MVP를 수상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후반기에 힘이 빠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지난해 양현종은 전반기 18경기에서 9승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팔꿈치 통증이 발생, 등판을 몇 차례 걸렀고 결국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모두 놓치고 말았다. 지난해 양현종은 15승 평균자책점 2.44(1위)를 기록했다.

2014년 역시 양현종은 전반기에 10승을 거뒀지만 후반기 6승에 그쳤다. 2013년에는 전반기 9승을 올리고도 옆구리 부상 여파로 후반기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2011년과 2010년도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 편차가 나타난다.

관건은 몸관리다. 후반기에 약했던 것은 부상이 이유였던 경우가 많다. 거꾸로 말해, 아픈 곳만 없다면 후반기에도 좋은 구위를 이어갈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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