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간판타자' 김태균(34)은 현재 서산에서 맹훈련 중이다.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돼 국내에서 훈련을 하면서 뜻하지 않은 주목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고 묵묵히 자신의 리듬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을 정우람(31)과 함께 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몸상태가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베테랑인 만큼 알아서 컨디션을 조절하라는 의도도 숨어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태균이 훈련 중인 서산의 한화 2군 훈련장은 도심과 많이 떨어져 있다. 야구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심심할 틈이 없다. 운동하기 바쁘다"며 "준비 잘 하고 있다"고 말하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올 시즌을 맞는 김태균의 각오는 남다르다. 계속된 전력 보강에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한화다. 이에 김태균도 "선수들의 목표는 우승"이라며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나만 잘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지난해 맡았던 주장 완장은 친구 정근우(34)에게 넘겨줬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김태균은 "주장이 불편한 자리는 아니지 않은가"라며 "해가 지날수록 후배들이 많아지는데, 주장을 하든 안하든 내가 해야 할 일은 똑같다"고 베테랑으로서의 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우람도 김태균이 말한 '정말 좋은 선수들' 중 한 명이다. FA 영입돼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정우람 역시 서산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새로운 팀에서의 활약을 준비 중이다.
김태균은 함께 훈련하는 정우람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굿이다. 아주 든든하다"며 "알아서 다 잘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따로 챙길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몹시 추워진 날씨에 대한 걱정에는 "실내 훈련장이 있어서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한화 선수단은 지난 15일 일본 고치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벌써부터 고치 캠프에서는 김성근 감독 특유의 강훈련이 시작됐다. 김태균도 몸은 서산에 있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은 고치에 있는 선수들과 똑같다. 정우람 등 서산에서 훈련 중인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07년을 마지막으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다. 올 시즌은 암흑기에 마침표를 찍을 기회. 어느덧 프로 입단 16년차가 된 김태균의 시선은 가을야구를 넘어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그에게 훈련을 어디서 시작하는 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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