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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김학범식 '천국 훈련'에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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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훈련으로 국내 담금질 시작, 2월 미국 전훈에서 집중 연마

[이성필기자] "딱 한 시간만 강하게 하고 돌아가자!"

감독의 한 마디에 선수들은 짧은 대답을 한 뒤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었다. 세찬 겨울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1시간이라는 훈련 목표 시간에 선수들은 웃으며 3대2 볼돌리기 등 짜여진 프로그램에 몸을 던졌다.

시민구단 성남FC는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전라남도 순천으로 이동, 오는 30일까지 2차 훈련을 한다. 순천 팔마 운동장과 체육관을 온전히 성남 전용으로 사용하며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과거 성남 일화 시절부터 순천을 찾아 인연이 깊은 김 감독이기에 운동장과 체육관 사용 1순위는 무조건 성남이다. 모든 편의가 성남에 맞춰져 있다.

13일 팔마 운동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훈련 강도가 세지 않은 기간인데 무엇을 보려고 왔느냐"라며 기자에게 농을 건넸다.

성남 선수들의 하루 일과는 빡빡하다. 새벽 6시 반 숙소 인근의 초등학교 인조잔디에서 가벼운 몸풀기로 일과가 시작된다. 오전 실내 훈련, 오후 그라운드 훈련이 이어진다. 야간에는 각 포지션별로 하루씩 나눠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지난주 주중에는 대관령을 도보로 올랐고 14일에는 지리산 노고단에 오를 예정이다. 등산은 매주 한 차례씩 한다.

언뜻 보면 지옥 훈련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저강도 훈련을 하고 있어 김학범 감독의 평소 맹훈련 스타일과 견줘 보면 '천국 훈련'에 가깝다. 강릉에서 기초 체력 훈련을 했고 13일 오후 훈련에서야 처음으로 볼을 다루는 훈련을 했다. 딱 1시간 만에 모든 훈련은 종료됐다. 이날 오전 체육관에서 서킷 트레이닝을 해 선수들의 체력을 배려한 것이다.

훈련 분위기도 훈훈하다. 러닝으로 훈련을 정리하던 선수들을 향해 김 감독은 느닷없이 "3명"을 외쳤다. 음료수 내기를 위한 김 감독의 깜짝 놀이였다. 놀란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3명씩 짝을 이루며 내기에 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일부 짝을 맞추지 못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뒹굴어 정(?)을 나누기도 했다. 과거 불호령을 내렸던 김 감독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느라 바쁘다.

김 감독은 "국내 훈련에서는 최대한 약하게 할 것이다. 기존 선수들은 연습경기에도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신인과 연차가 적은 선수들 위주로 연습경기에서 기량을 확인하는데 주력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날씨가 쌀쌀하다보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훈련을 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주전이나 조커로 활약했던 선수들이야 내 지도 철학을 잘 알고 있으니 굳이 또 가르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새내기들이다. 이들을 육성하기 위해 집중해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선수 보강에 목이 마르다. 황진성을 영입했지만 원하는 포지션은 아직 메워지지 않았다. 베테랑이자 프랜차이즈 스타 김철호가 떠난 수비형 미드필더 보강이 최우선이다. 그는 "23세 이하 선수와 황의조를 보조할 조커 공격수, 오른쪽 측면 수비수 등이 필요하다. 김철호의 대안도 찾아야 한다.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많지 않은데 일단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에 최대한 살펴 보려고 한다"라고 얘기했다.

성남은 이번주에서야 미국 LA 인근 오렌지 카운티에서의 해외 전지훈련이 확정됐다. 2월 초 떠난다. 조금 늦었지만 김 감독은 "미국 전훈에서 연습 경기 등을 하며 선수들의 상태를 보려고 한다. 최대한 재미있고 효과를 보는데 집중한다. 그리고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을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순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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