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노라조의 기발함과 오렌지캬라멜의 발랄함을 갖췄다. '여자 노라조' 혹은 '제2의 오렌지캬라멜' 정도의 수식어를 붙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아류'는 아니다. 신인 여성 듀오 코코소리는 일본의 장수 여성 듀오 핑크레이디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거기에 본인들만의 색깔을 더했다.
코코소리는 코코와 소리 두 멤버로 이뤄졌다. 둘 다 본명이다. 코코는 걸그룹 블레이디 2기 멤버로 합류하긴 했지만 제대로 된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리는 현 회사에서 걸그룹을 준비하다가 무산되고 콘셉트가 확실한 코코소리로 데뷔하게 됐다.
"이 회사에 처음 와서 쭉 일반적인 걸그룹을 생각하고 연습해 왔어요. 그러다 한 번 좌절됐고 멤버들이 흩어졌어요. 그러다 일본의 핑크레이디 콘셉트 얘기가 나왔어요. 찾아봤는데 처음엔 충격이었어요. 낯설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무서운 게 점점 빠져들더라고요."(소리)
"제가 2014년 추석이 몇 달 지나고 나서 회사에 들어왔는데 그땐 콘셉트가 확정돼 있었어요. 전 확실한 콘셉트가 있다는 게 굉장히 좋았어요. 하면 할수록 즐겁고 이걸 준비하면서 숨은 제 끼를 더 찾았어요."(코코)
두 사람이 점점 빠져들어 준비한 데뷔곡은 지난 5일 발표한 '다크서클'이다. 다크서클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약간은 엉뚱한 가사가 어우러져 듣는 이들을 웃음 짓게 만드는 밝은 노래다. 적당한 '뽕끼'가 가미됐고, 안무 역시 누구나 따라할 수 있게 짰다.
콘셉트를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다. 각종 애니메이션을 섭렵했고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채널을 통해 각종 코스프레 사진과 애니메이션 탐구기 등을 공개해 왔다. 코코소리는 "코스프레랑 가수랑 다른 세계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콘셉트에선 음악도 춤도 이어지는 게 많다"고 했다.
'다크서클' 의상은 천연 라텍스 소재로 런던의 디자이너 쿠도 아츠코가 직접 제작했다. 쿠도 아츠코는 레이디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리한나, 킴 카다시안, 리타 오라 등의 의상을 제작한 세계적인 라텍스 의상 디자이너이다. 한국 아티스트로와 작업한 건 코코소리가 처음이다.
"2015년 4월경에 쿠도 아츠코를 만나러 영국에 직접 갔어요. 치수도 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반응이 좋으면 검정색으로 한 벌 더 만들려고 하는데 조금 크게 하고 싶어요. 지금은 너무 타이트해서 절대 살 찌면 안 되거든요.(웃음)"(소리)
"2벌씩 만들었는데 라텍스 의상이 가죽보다 더 공기가 안 통해서 더 답답해요. 관리도 힘들고 주의사항이 많아요. 액세서리를 못해요. 찢어지거나 의상 색이 변하거나 그러면 안 되니까요. 로션도 바르면 안 되요. 의상도 직접 다 닦아서 관리하고 있어요."(코코)
'쌍둥이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블레이디 때 맏언니였던 코코는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했지만 본인 성격과는 잘 맞지 않았다. 지금은 소리가 있어 자신의 개성을 더 편하게 마음껏 드러낼 수 있게 됐다.
"저랑 언니는 완전 성격이 달라요. 전 시끄러운 편이고 언니는 차분해요. 언니가 절 챙겨주고 그래요. 전 좀 단순해서 앞에 보이는 것만 챙기는데 언니는 꼼꼼하게 챙겨주거든요. 서로 다르니까 그 다른 개성이 짙어지는 것 같아요. 각자 포지션을 잘 찾은 거죠."(코코)
개성은 다르지만 둘만의 공감대도 있다. 코코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가수가 되기 위해 4년 전 한국에 왔다. 소리는 16살에 일본으로 유학을 가 대학까지 다니다가 가수의 기회가 와서 귀국했다. 이런 공통점이 있어서 금방 깊게 친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의지를 모아 코코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한국에서도 이런 콘셉트가 많이 퍼졌으면 좋겠어요. 싫으셔도 계속 나타나서 친근감 있게 다가가 우리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들고 싶어요.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핑크레이디처럼 50살이 넘어서도 활동하고 싶어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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