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와이번스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집토끼' 단속에 실패했다.
불펜의 핵이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FA 자격을 얻어 각각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두 선수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마운드의 허리와 뒷문이 헐거워졌다.
지난해 정우람은 16세이브(7승 5패 11홀드), 윤길현은 17홀드(4패 13세이브)를 각각 기록했다. 두 선수가 빠져나간 빈자리가 커 보인다.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 5일 열린 구단 시무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안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며 "중간과 뒤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 자원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이 생각하는 강팀의 조건은 첫째가 투수력이다. 그는 "내가 타자 출신이긴 하지만 마운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두 번째가 수비이고 그 다음이 기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꼽은 대안 중 일순위는 박희수다. 김 감독은 "예전 기량이라면 당연히 마무리는 박희수"라고 밝혔다. 박희수는 지난해 14경기 등판에 그쳤다. 어깨 부상 때문이다. 그는 2013시즌 24세이브(1승 2패 1홀드)를 올리며 팀의 뒷문 단속을 맡은 적이 있다.
김 감독은 "하지만 조심스럽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희수의 부상 회복 정도에 따라 보직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몸상태는 좋은데 스프링캠프 과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전유수와 새로 팀에 합류한 김승회는 쓰임새가 많은 투수다. 스프링캠프 기간을 통해 전체적인 마운드 운영 구상을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희상에 대해서는 "몸상태가 먼저 회복돼야 한다"며 "스프링캠프는 일단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윤희상 역시 어깨를 다쳤다. 수술은 받지 않고 현재 재활 트레이닝 중이다.
김 감독은 "다른 5선발 후보들도 많다"며 "지난해 전철을 결코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김 감독은 시무식 자리에서 선수단에게 '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이라는 사자성어를 들어 "모두가 미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가고시마 마무리 특별캠프를 갔을 때 당시 참가 선수들에게 미리 한 얘기"라며 "시무식 때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다시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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