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기자] 배우 유재명(42). tvN '응답하라 1988'이 방송되기 전까지 그를 아는 대중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응팔'이 첫 선을 보인 이후 그는 '학주'이자 '동룡아빠'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다. 그는 최근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엄청난 파급력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부산에서 상경한 지 4년, 유재명은 육체적 피로감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서 매해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었다. 그때 유재명을 속속들이 잘 아는 세명의 지인을 통해 변화의 계기가 생겼다. 속상하고 자존심 상했지만 그들의 조언은 틀리지 않았고, 결국 관성을 깨고 더 부지런히 연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올해 가을, 그는 영화 '내부자들'과 '대호', 그리고 드라마 '응팔'로 소위 말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그는 "매일매일이 힘들었다. 올 가을부터 하나씩 풀리더니 갑작스럽게 행복한 순간이 찾아왔다"며 "길을 걷다가 달러 두둑한 양놈 지갑을 주운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부산 토박이 유재명의 서울 살이는 힘겨웠다. 일은 풀리지 않았고 외로웠다. 귀향하려는 마음도 수차례 먹었다. 그러나 그를 붙잡은 건 현장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는 연극 활동이었다. 그는 4년 가까운 시간동안 방배유스센터에서 청소년 연극동아리 '필통사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응팔'의 호랑이 학주선생님이 실제로 고교생들의 연극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온다.
유재명은 "청소년들은 학교 스트레스와 성장 스트레스를 풀 공간이 필요하다. 연극은 아이들의 이야기 창구가 된다"며 "'응팔'은 쌍문동 5인방의 우정을 그리는 만큼 청소년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나 역시 '응팔'을 촬영하면서 학생들을 좀 더 고찰하게 된다. 서로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말 연초, 가장 힘든 시기에 연극동아리가 나를 잡아줬다. 연말엔 공연 준비로 연초엔 연극을 올리기 직전이라 바쁘다. 그렇게 4년을 지내니 흥청망청 연말을 보내지 않아 좋다"며 "언젠가 우리가 '응팔'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듯 이 친구들이 연극을 통해 2015년을 기억할 거란 생각을 하니 뿌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1월 중 '응팔'을 마무리하고 영화 '브로커'(감독 김흥선) 촬영에 나선다. 상반기엔 마음 잘 맞는 배우들과 함께 연극도 선보일 계획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1년에 2개 작품을 무대에 올릴 생각이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 역시 적지 않다. 특히 그는 '응팔'을 통해 드라마의 남다른 파급력을 몸소 체험했다.
"과거 TV드라마를 모를 땐 편견이 있었어요. 이젠 달라졌어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언젠가 손 내밀어주신다면 덥석 잡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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