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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결산]속출하는 빅리거…'코리언 야수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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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강정호 성공 기폭제…ML 관심 투수에서 야수로 '급변경'

[김형태기자] 지난 1994년 박찬호(은퇴)가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뒤 빅리그 무대에 선 한국 출신 선수는 모두 15명. 이 가운데 80%인 12명이 투수였다. '아시아 출신 선수들은 빅리그에서 안 된다'는 편견을 투수들이 가장 먼저 깨뜨렸다. 이후 최희섭(은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야수들이 조금씩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특히 추신수와 강정호가 풀타임 포지션 플레이어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이제는 한국인 야수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바야흐로 '코리언 야수들의 전성기가 도래한 느낌이다.

◆한국인 빅리거사는 투수들 활약사

백차승(전 시애틀), 봉중근(LG), 조진호·이상훈(이상 전 보스턴), 김선우(전 몬트리올), 김병현(전 플로리다), 구대성(전 뉴욕메츠), 서재응·류제국(이상 전 탬파베이), 임창용(전 시카고컵스), 박찬호(전 피츠버그), 그리고 류현진(LA 다저스). 코리언빅리거의 역사는 투수들의 활약사로 거의 도배됐다. 투수로는 가장 최근인 지난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류현진과 각각 일본무대를 거친 이상훈, 구대성을 제외하면 9명이 아마추어 시절 미국행을 결정했다.

타고난 자질에 개인적인 노력이 더해진 결과 이들 가운데 6명(박찬호·김병현·서재응·백차승·김선우·류현진)이 통산 두자릿수 승리 기록을 남겼다. 올해까지 한국인 빅리거들이 출장한 통산 경기수는 모두 3천74경기. 이 가운데 매일 등판할 수 없는 투수들의 기록은 1천60경기. 전체의 45%에 해당한다. 야수 중 추신수 혼자 1천125경기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투수들 만의 잔치'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투수 지고 야수 시대 '활짝'

이처럼 일방적인 '투수 우위' 흐름이 바뀐 것은 역시 강정호가 'KBO 출신 야수의 벽'을 깨면서부터. 지난 겨울 포스팅시스템 비용 500만2천15달러, 4년 보장금액 1천100만달러에 넥센 히어로즈에서 피츠버그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강정호가 공수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자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KBO리그의 타자들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강정호가 후반기에만 54경기서 타율 3할1푼 11홈런 29타점을 기록하는 등 OPS 0.816의 수준급 활약으로 시즌을 마감하자 또 다른 한국내 야수들이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됐다. 우선 강정호의 넥센 시절 팀동료 박병호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으며 빅리거로 변신했다.

박병호는 겨울 총액 2천485만달러(포스팅비용 1천285만달러·4년 보장 1천200만달러)로 강정호보다 더 많은 몸값을 기록해 1년 사이 바뀐 빅리그의 시각을 대변했다. 뒤이어 두산 출신 김현수는 2년 700만달러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했다. FA로 빅리그에 입성한 김현수는 KBO리그 외야수로는 처음으로 빅리그 진출 선수가 됐다. 여기에 올해 일본 시리즈 MVP를 수상한 소프트뱅크 출신 이대호 역시 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만약 이대호까지 빅리그의 관문을 통과할 경우 다음 시즌 한국인 야수는 모두 5명으로 늘어난다. 현역 메이저리거로 활약 중인 투수가 류현진 한 명 뿐인 점과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속출하는 빅리거…2016년은 새 이정표

국내 시장이 탄탄해지고 선수 몸값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지만 메이저리그에 대한 열망과 동경은 여전하다. 많은 어린 선수들은 '1차 프로 입문, 2차 메이저리그 진출'이란 '꿈의 로드맵'을 세워놓고 있다. 기회와 여건이 되면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욕구는 많은 선수들의 마음 한 구석에 깊이 자리잡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면 상상도 못할 부가 보장된다. 실패하더라도 '안정적인 국내 시장'이란 든든한 보험이 기다리고 있다.

2016년은 한국인 빅리거사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기존 추신수와 강정호의 활약이 한국 야수들의 줄줄이 ML 유입을 가져온 점에 비쳐볼 때 새롭게 빅리거 대열에 합류한 박병호와 김현수의 활약에 따라서는 1년 뒤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의 빅리그행 러시 현상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비록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당장 이번 겨울에도 손아섭과 황재균, 두 롯데 자이언츠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포스팅시스템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결국 KBO리그에서 상위 10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프리미어12 같은 국가대항전에서 붙박이 주전 야수로 뛸 수 있는 선수는 잠재적인 빅리그 진출 후보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야구 관게자는 "류현진 이후 그에 필적할 만한 대형 투수가 보이지 않는 반면 수준급 야수들은 심심치 않게 배출되고 있다. 당분간 야수들에 대한 빅리그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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