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주현(롯데 자이언츠)에게 올 시즌은 의미가 컸다. 그는 지난 2008년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가장 많은 1군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뛴 횟수는 11경기에 그쳤으나 올 시즌에는 47경기에 나왔다.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그라운드에 나섰는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7월은 김주현과 롯데에게는 잊을 수 없는 시기였다. 그는 7월 15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상대 마무리투수 권혁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쳤다.
6일 뒤 울산 문수구장에서 치른 NC 다이노스전에서는 김주현이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김주현은 타율 2할6푼(73타수 19안타)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안타수와 비교하면 타점이 적은 편이 아니다. 대타 카드로 짭짤한 활약을 보여줬던 박준서의 뒤를 이어 김주현이 '조커' 역할을 나름 잘 수행한 것이다.
김주현은 최근 대만에서 진행된 팀 마무리 훈련 캠프에 디녀왔다. 그는 "프로 입단 이후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오랜 기간 있었다"고 웃었다. 이어 "(1군에서) 잠깐 머물다가 퓨처스(2군)리그로 내려가는 것과 오래 있는 건 분명히 다르다"며 "1군 투수들을 상대했는데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1군 47경기 출장은 김주현에게는 '커리어 하이'였지만 물론 성에 차진 않는다.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과 노력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일런지 모른다.
김주현은 "내년 시즌에는 1군 투수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가 자신에게 내린 평가는 박한 편이다. 김주현은 "100점 만점에 좋게 점수를 줘도 30점짜리 시즌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팀내 오른손 대타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자평을 한 이유가 있다. 김주현은 "극적인 상황에서 두 차례 좋은 결과가 나와 팬들이 기억해주시는 것"이라며 "그보다는 놓친 찬스가 더 많았다. 더 잘할 수 있었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코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낸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캠프에서는 주로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주현은 수비 능력을 키워야 1군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수비에서 실수가 많았다"고 자책했다. 물론 타격을 소흘히 하는 건 아니다. 그는 "타격, 수비 모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현재는 수비훈련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의 2016시즌 목표는 다른 백업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개막전 엔트리 진입이 우선이다. 그는 "그 부분이 이뤄진다면 이후에 1군 풀타임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김주현에게는 경쟁자가 분명히 있다. 지난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롯데로 이적한 박헌도를 비롯해 김민하 등이 대표적이다.
주전 자리를 당장 꿰차지 못한다고 해도 백업 외야수 경쟁 또한 치열하다. 베테랑 이우민, 김대우 등도 버티고 있다. 김주현은 "마무리 훈련은 이제 끝났지만 이어지는 스프링캠프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개막전 엔트리에 들겠다"고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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