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세터 걱정이 없던 팀 중 하나였다. 이영주에 이어 이효희(한국도로공사) 김사니(IBK기업은행) 등 검증된 베테랑 세터가 차례대로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다.
그러나 김사니가 팀을 떠난 뒤부터 마땅한 후계자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런 가운데 조송화가 조금씩 성장했다. 하지만 조송화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코트로 복귀를 했지만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조송화가 빠지는 상황을 대비해 이수정 코치를 플레잉코치로 뒀다. 조송화는 다행스럽게 최근 주전 세터로 출전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박 감독도 "(조)송화가 자리를 잡아줘야 좀 더 안정적인 공격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코트에선 통증 느낄 새 없어
조송화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시즌 개막을 눈앞에 뒀을 때만 해도 코트에 나오는 것조차 불투명했다. 통증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고 코트에 나서는 동안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다. 경기 전후 트레이너를 통해 꼼꼼하게 무릎 상태를 살핀다. 조송화는 "좋을 때도 있고 안그럴 때도 있다"며 "100%는 아니지만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타임아웃 시간에도 분주하다. 박 감독을 포함해 이수정 플레잉코치에게서도 조언을 듣는다. 센터 김혜진, 김수지 그리고 레프트 공격수인 이재영과 테일러까지 동료들과도 얘기를 나눈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 종료 후 팀 숙소에 와서도 잘된 부분과 안됐던 점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조송화는 "이 코치님은 '상황에 맞춰 어떤 플레이를 하는게 더 낫다'는 조언을 자주 해주신다"며 "경기 중에는 상대와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팁을 전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프로 5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조송화는 이제는 더 이상 신인급 선수가 아니다. 코트 안에서 임기응변도 조금씩 늘고 있다. 그는 "김혜진, 김수지 언니와 함께 하는 이동공격이 가장 자신있고 잘 맞는다"고 했다. 조송화가 먼저 속공이나 이동공격에 대해 두 센터들에게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올라오는 공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언니들에게 '먼저 준비를 해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고 웃었다.
그러나 경기내내 한 가지 공격만을 고집할 순 없다. 이재영과 테일러 등 날개 공격수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조송화는 "(이)재영이의 경우 아무래도 한 시즌을 같이 뛰었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올 시즌이 좀 더 수월하다"며 "연습 때도 마찬가지지만 경기 중에도 계속 얘기를 한다. 손발을 더 잘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일러는 지난 시즌 조송화와 손발을 맞췄던 레이첼(호주)과는 스타일에서 차이가 있다. 포지션도 다르다. 레이첼은 라이트 공격수고 테일러는 리시브와 수비도 해야하는 레프트다. 조송화는 "테일러와는 동갑내기라 친구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래서 좀 더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경기 중에도 서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다
조송화는 아직 배우고 익혀야 할 게 많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라는 걸출한 윙스파이커가 있다. 승부처에서 이재영을 살리는 토스가 필요하다.
조송화는 자신이 현재 가장 안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는 "퀵오픈과 시간차 공격이 솔직히 어렵다"고 했다. 실수가 나오면 이를 빨리 잊어버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범실이 반복되면서 자신감도 떨어진다. 박 감독도 조송화의 이런 부분을 잘 알고 걱정한다. 그래서 조송화에게 '플레이가 잘 안되더라도 항상 코트에서 자신있고 밝은 표정을 지으라'는 주문을 한다.
그 역시 "자신있게 플레이하기 위해 항상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조송화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서브를 꼽으며 "생각보다 잘 들어가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25일 기준으로 여자부 6개팀 주전 세터 중에서 조송화의 서브득점이 가장 많다. 염혜선(현대건설) 이재은(KGC 인삼공사)과 같은 5개를 기록하고 있다.
박 감독은 조송화에게 볼끝을 살린 빠른 토스를 요구하고 있다. 센터뿐 아니라 이재영, 테일러, 정시영 등도 살릴 수 있는 공격을 하기 위해서다. 팀 공격이 매끄럽게 돌아가기 위해선 조송화의 안정적인 토스워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는 "항상 그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26일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2연승에 도전한다.
도로공사도 최근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한창 끌어올리고 있다. 베테랑 세터 이효희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리시브와 수비가 자랑인 팀이다. 시크라, 정대영을 앞세운 공격력도 만만치 않다. 최근 황민경 등이 구사하는 서브도 한층 날카롭다. 흥국생명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조송화는 "항상 팀과 선수들을 응원해주시고 있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팀 동료들이 힘을 낼 수 있게 경기장을 자주,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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