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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대구FC 사장②축구전용구장이 눈앞에 왔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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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1년]특별 인터뷰…2018년 개막전 새 구장서 치르는 것이 목표

[이성필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0월 8일 흥미로운 자료를 내놓았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챌린지(2부리그) 36라운드 종료까지의 구단별 평균 유료관중 수와 유료관중 비율을 공개했다.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 공개한 것이라 의미가 있었다.

챌린지 유료관중 1위는 신생구단 서울 이랜드FC로 경기당 평균 1천977명의 82.7%인 1천635명의 유료관중을 불러 모았다. 반면 가장 낮은 유료관중 비율을 기록한 구단은 대구FC였다. 유료관중 비율이 19.8%로 경기당 평균 2천643명의 입장 관중 중 유료 관중은 523명뿐이었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돈을 주고 봐야 하는 프로축구의 가치를 떨어트린 셈이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1주년 특별 인터뷰를 위해 조광래(61) 대구FC 사장을 만나 이 관중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조 사장은 대구FC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 열기가 떨어진 것도 모자라 경기력까지 저하된 팀의 경기를 어떻게 보러 오라고 말하겠느냐며 솔직하게 진단했다.

"축구전용구장, 설계와 공사만 남았다"

관중 동원을 고민하던 조광래 사장은 팬을 모으기 위해서는 초청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등 후) 팬들로부터 외면당한 현실에서 관중을 그러모으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초청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경기를 봐야 좋은 상품인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그 덕분에 올해 개막전에서 2만 관중 시대(2만157명)를 열었다. 다만, 초청권이 모두 무료 표는 아니다. 지역의 후원사들로부터 입장권 후원을 받아 초청권을 보내는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료관중 비율을 높이는 해결책 중 하나는 바로 대구가 그토록 원했던 관전 환경 개선, 즉 축구전용구장의 건립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위해 건립됐던 6만6천422석의 현 홈구장 대구 스타디움은 육상 트랙까지 깔려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시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에서도 떨어진다. 취재진도 기자석에서 선수들의 등번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전광판 화면에 기대야 했다. 3만명이 찾아와도 관중석은 비어 보인다.

전용구장 꿈은 실현 일보 직전이다. 대구시가 확정한 시민운동장 개발 계획에서 주경기장을 허문 뒤 축구전용구장으로 변신한다. 보조경기장은 대구 유스 중심의 유소년 축구장으로, 야구장 그라운드는 사회인 야구장으로 개보수된다. 스탠드를 철거해 생긴 일부 부지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복합 스포츠타운으로 탈바꿈한다. 프로의 격을 높이고 생활체육 편의까지 도모하는 것이다.

도심과 가까운 시민운동장은 대구FC의 고민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조 사장은 "기존의 시민운동장 주경기장에는 육상 트랙이 깔렸었다. 이를 전용구장으로 좁히면 약 1만~1만5천석 규모의 경기장 건립이 가능하다. 수 차례 공청회를 거쳐 여론을 수렴했고 K리그 실정을 고려해 1만석 내외의 경기장으로 건립한다. 이미 지난 8월 대구시 관계자와 일본 등 해외에 나가 벤치마킹까지 하고 왔다. 남은 것은 행정 절차와 설계 및 공사다"라고 말했다.

시즌이 종료되면 조 사장은 경기장 설계 응모 최종 당선자와 함께 독일로 떠날 예정이다. 주로 2부리그 경기장을 살피며 대구 사정에 맞게 건립을 의논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 밖으로는 상가 입점 등으로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계획도 있다. 대로변이라서 경기장 활용도를 높이기에도 그만이다. 2018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개막전을 치르는 것을 바라고 있다. 요즘에는 공기 단축이 가능한 공법이 있다고 해 기대 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클래식 승격이 필수다. 새 경기장에서는 클래식 경기를 치르는 것이 소원이다. 관중이 많이 오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전용 클럽하우스가 없어 원룸 생활을 전전하던 선수들의 주거 및 훈련 환경도 개선된다. 현재는 대구 스타디움 인근 대구육상센터 아카데미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수성구 대구체육공원 내에 클럽하우스가 들어선다. 강변구장 3면 중 1면을 구단 전용으로 장기 임대해 월드컵 보조구장과 번갈아 사용 중이다. 클럽하우스가 완공되면 연습구장이 없어 전전하던 생활을 청산하는 것이다. 지난해 챌린지 1위로 자동 승격한 대전 시티즌도 클럽하우스 완공의 덕을 봤다.

전용경기장과 클럽하우스 건립은 구단의 클래식 승격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조 사장은 단호하게 "전혀 관련이 없다. 구단의 백년대계를 위한 필수사항이다. 승격과 인프라 구축은 별개의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이라 부르는 사람도 많고 익숙하기도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최고경영자(CEO)의 풍모를 풍기는 조 사장에게 아직은 감독 이미지가 묻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장으로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자주 못 봤다면 더 그렇다. 기자도 대화 중 몇 차례나 익숙한 "감독님"을 연발했다.

눈치 백 단인 조 사장이 모를 리 없을 터, 그는 감독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명쾌하게 정리했다.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답을 알고 물어보는 것 아닌가?(웃음) 솔직히 처음에는 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하고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더 많다. 사실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입었어도 여전히 '축구인 조광래'다. 그라운드의 잔디 향과 발끝에 닿는 볼의 촉감을 무엇보다 사랑한다. 땀에 젖은 유니폼의 진정한 의미를 잘 이해한다. 당연히 감독 하고 싶다."

그러나 축구와 대구FC의 부활이라는 명제는 지금 조 사장에게 훨씬 크다. 팀을 이끌며 승리를 챙기는 것도 좋지만 응원하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부르는 것이 그에게는 더 중요한 책무가 됐다.

"내게는 더 큰 소명이 있다. 축구 본질을 통한 축구 부활이다. 이만한 소명이 어디 있나. 감독이 아닌 경영자로 해야 할 일이다. 감독이 앞에서 빛나는 자리면 사장은 묵묵히 뒤에서 뒷바라지를 해주고 길을 열어야 한다. 나도 감독으로서의 영욕을 경험해봤지만, 이제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그것이 선배로서의 몫이다."

조 사장은 기자에게 자신 말고 이영진 감독이나 선수들을 취재하라고 수 차례 다그쳤다. 대구FC 한 직원은 "사장님은 어느 정도 브랜드화된 분이시다. 부임 후 정말 많은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알았다. 이제는 인터뷰를 안 하시려고 한다. 선수단이 주인공이 되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올바른 정책과 시스템 구축이 조 사장의 사명이다. 그는 "축구가 축구를 통해 팬들과 국민에게 사랑받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시작해보니 가능성도 있더라. 감독 하고 싶은 마음은 그동안 내가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 감독에게 전해주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라고 단칼에 정리했다.

승강제 정착…K리그는 더 좋아질 것이다

조 사장은 K리그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K리그 팀들이 유소년 육성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던 그다. 감독의 입장과 사장의 시선이 다른 것 같아도 결국 도착점은 똑같다.

승강제 대해서는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승강제가 마련되고 팀도 늘면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입 3년째 접어드는데 정착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챌린지 팀들의 전력이 좋아지면서 리그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올해는 클래식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챌린지에서 뛰면서 경기력도 더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확실한 승강제 정착을 위해서는 팀 수가 더 늘어야 한다는 것이 조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챌린지에서 힘을 길러 클래식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정석이 된다면 K리그의 뿌리는 튼튼해질 것이다. 중국 등 해외로의 선수 유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부진으로 걱정이 많아도 분명 K리그는 튼튼하다. 팀이 더 늘어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리그의 규모 확대를 위해 팀 수가 늘면 좋겠다는 조 사장의 생각은 간절하지만, 위기도 상존한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해체 운운하는 주변인들의 가벼운 입과 생각 때문이다. 그가 감독을 맡아 일명 '조광래 유치원'이라 불리며 유망주 영입 구단으로 성장했던 도민구단 경남FC의 현재 위기가 그렇다.

경남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광주FC에 무너진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해체 언급으로 생존의 위기에 몰렸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남 감독까지 맡았던 조 감독에게는 허투루 볼 수 없는 일이다. 지난 8월 대구 유스 율원중이 창원에서 열린 무학기 축구대회에서 우승 당시 경남 축구인들은 그에게 "고향 팀으로 돌아오라"며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조 사장의 마음도 편할 리 없다. 그는 "한때 몸담았던 곳이라 안타깝지만, 지금은 타 구단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라면서도 "다만 현재 고비를 넘기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사실 경남은 좋은 팀으로 발전할 여건을 갖췄다. 경남 출신 축구인도 많고 열기도 높다. 충분히 부활 가능성이 있다. 모든 구단은 위기가 있게 마련인데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 인프라도 잘 되어 있으니 반드시 제자리를 찾으리라고 본다"라며 부활을 기원했다.

K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도 애정이 어린 마음을 전했다. 사장 입장에 선 그는 "프로연맹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 예전보다 발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구단들의 역량도 높아졌다"라면서도 "전체 리그를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리그의 위상과 권위를 높이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대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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