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서울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하 히어로즈)이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와 메인스폰서십 계약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좋지 않다.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가 계약 협상 중이라는 소식은 23일 오전 알려졌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6년 간 메인스폰서를 맡았던 넥센타이어와의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며 "현재 J트러스트와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소식이 전해진 뒤 야구계 안팎이 시끄럽다. J트러스트가 일본계 기업이기 때문. 과거 J트러스트가 대부업을 기반으로 했던 점에서도 반감이 큰 상황이다. 현재 J트러스트는 대부업 관련 사업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J트러스트와 협상 중인 히어로즈를 향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가장 큰 논리는 '돈 때문에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손을 잡으려 하는 것이 꼭 돈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다수의 기업에서 메인스폰서 제안을 해왔다. J트러스트도 그 중 하나"라며 "제안을 해온 기업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아주 튼튼한 기업도 있다. 그런데도 J트러스트와 협상을 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J트러스트의 경우 부정적 이미지가 문제지만 나머지 부분은 아무런 걱정이 없다"며 "반대로 소위 말하는 메이저 기업들의 경우 이미지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스폰서 규모에서 J트러스트가 가장 앞선다. 올 시즌까지 함께 했던 넥센타이어의 2배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다른 기업들의 제안과 큰 차이는 아니지만 독자적으로 구단 운영을 하고 있는 히어로즈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완전한 구단 운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큰 기업들의 경우 구단 운영에도 여러가지 형태로 참여하고 싶어한다. 좋게 말해 '참여'지만 사실상 '간섭'이라 할 수 있다. "코치 한 명 선임하는 데까지 전화가 온다"는 것이 주변의 설명이다.
반대로 J트러스트의 경우 순수하게 스폰서 역할만 할 뿐, 구단 운영은 히어로즈가 100% 독립적으로 할 수 있다. 히어로즈가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하고도 J트러스트와 협상을 벌였던 가장 큰 이유다.
물론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의 성격, 그리고 국민 정서상 일본계이자 대부업 경력을 가진 기업이 한 구단의 메인스폰서를 맡는 것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썩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일각의 비난처럼 '돈만 생각해서' 추진한 사항은 아니었다.
히어로즈는 새로운 형태의 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여타 구단들과는 생존 방식 자체가 다르다. 장기적인 구단의 비전을 살리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구단 운영이 필수. 그 안에 히어로즈의 고민과 스폰서 논란이 담겨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