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 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나선 NC 다이노스는 최근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의 팀이 됐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치른 자체 평가전에서 외야수 나성범이 마무리 투수로 깜짝 등판했기 때문이다. 한차례도 아닌 평가전 3경기에 빠짐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16일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 결과를 떠나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픈 생각이 있다"며 나성범의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테랑 이호준은 나성범의 투구에 대해 "만약 실전이었다면 직구 구속이 150km는 충분히 나왔을 것"이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나성범은 연세대 재학 시절까지 투수로 뛰었다. NC로부터 지명을 받았을 때도 투수였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의 타격 재능에 더 초점을 맞췄다. NC 입단 후 투수 나성범은 타자로 전향했고, 빠른 기량 발전으로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NC 선수들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3차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마무리한 뒤 삼삼오오 덕아웃으로 왔다. 중간계투진에 속한 이민호와 임정호(이상 투수)가 나성범의 투구에 대해 한 마디씩 건넸다.
임정호는 "부러웠다"며 "역시 야구를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자체평가전에서 140km대 후반 빠른공을 던진 나성범을 두고 하는 얘기다. 임정호는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다.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반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민호는 곧바로 임정호를 추켜세웠다. 이민호 역시 150km가 넘는 빠른공을 던진다. 그는 "다른 투수들 모두 (임)정호 형을 부러워한다"며 "좌타자를 상대할 때 등 뒤로 공이 들어가지 않느냐"고 했다. 커브의 각이 다른 투수들과 견줘 크다는 의미다. 타자들에게는 임정호가 던진 커브 공략이 쉽지 않다.
후배의 칭찬을 들은 임정호는 이민호에게 나성범의 투구에 대해 '느낀 점이 없냐?'고 물었다. 이민호는 씩씩하게 답했다. 그는 "그래도 타자가 주 포지션이 아니냐"며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 더 열심히 플레이할 것 같다"고 웃었다.
NC 중간계투진은 두산에게 0-7로 패했던 1차전 때는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재크 스튜어트가 완투승을 거둔 2차전에선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었다. 두 팀이 1승 1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맞은 3차전은 중간계투 맞대결에서 승패의 명암이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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