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부상' 강정호, 시즌아웃 '날벼락'

[김형태기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다.

승승장구하던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여겨질 만큼 맹활약하던 그에게 최악의 상황이 닥쳤다. 경기 도중 상대 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무릎을 다친 탓이다.

강정호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 유격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했지만 1회초 수비에서 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1회초 앤소니 리조의 병살타성 땅볼을 잡은 2루수 닐 워커가 포스아웃을 위해 유격수 강정호에게 공을 던졌다. 워커의 공을 받은 강정호는 2루를 찍은 뒤 1루로 공을 던지기 위해 베이스 옆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1루주자 크리스 코글런의 거친 슬라이딩에 그만 무릎을 다쳤다.

병살타를 방해하기 위해 몸을 날린 코글런은 베이스가 아닌 강정호의 무릎을 향해 태클했다. 이 과정에서 강정호의 왼무릎이 코글런의 오른무릎과 강하게 부딪혔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강정호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잠시 후 구단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피츠버그는 강정호 대신 조디 머서를 급히 대수비로 투입했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강정호는 결국 시즌아웃이 결정됐다. 강정호의 상태는 왼무릎 내측인대 파열에 경골 골절. 피츠버그 구단은 조만간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정호는 전날까지 올 시즌 125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피츠버그 내야의 중심축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지난 겨울 KBO 출신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그의 활약은 미국 현지에서 큰 화제였다. 각종 미국 언론이 강정호의 활약상과 그를 발굴한 피츠버그의 안목을 앞다투어 칭찬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눈앞에 두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부상을 당하면서 강정혼느 빅리그 데뷔시즌을 아쉽게 끝마치고 말았다.

한편 강정호는 에이전트 앨런 네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라이벌전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건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코글런은 해야 하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가 의도적으로 부상을 입히려 한 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의연한 모습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