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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이고 눈물 흘린 김민구 "빨리 해명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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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당시 생각에 왈칵 "벌 받을 것, 당장 복귀는 아니야"

[이성필기자]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시종일관 조용한 목소리였고 마지막에는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가드 김민구는 지난해 6월 국가대표 소집 기간 중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고관절을 크게 다쳤고 손상된 신경은 20%밖에 회복되지 않았다.

18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 KCC-경희대의 경기는 김민구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전 김민구는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며 어떤 징계도 달게 받겠다고 한 바 있다.

경기 내내 몸을 풀던 김민구는 4쿼터 종료 6분 51초를 남기고 코트에 등장했다. 많은 시간 뛰지는 못했고 최종 기록은 3득점뿐이었지만 실전 무대에 복귀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발목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김민구는 이날 오른발에 보조기를 차고 코트에 나섰다. 추승균 감독은 새로운 시즌에는 김민구가 정규리그가 아닌 D리그에 출전하며 배움의 자세로 재활에 집중하면서 경기 감각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룸에 등장한 김민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는 "일단 사과드린다. 다시 뛸 기회를 기다렸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서려니까 감회가 새롭다"라고 말했다.

추승균 감독으로부터 언제든지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김민구는 "첫 시즌 신인 때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려고 한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복귀전에 대한 평가보다는 다시 코트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이 중요했다는 김민구는 "당장 경기에 나서서 뭔가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체력과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회를 얻어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벌도 받아야 한다. 당장 코트에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구는 이날 경기 전까지 사과 등의 표명 없이 시간을 보냈던 부분에 대해 "지난해 11~12월 제주도에 혼자 있었다. 마음도 울적해서 혼자 갔다"라며 "코트에서 형들이 경기하는 것을 TV로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 그 때 나도 빨리 해명하고 싶었다. 죄송하다고 빨리 말하고 싶었지만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유는 몸 상태였다. 그는 "조금이라도 움직이고 뛸 수 있을 때 해명을 하면서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팬들이 '김민구가 돌아올 수 있겠구나'하고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건강을 되찾은 뒤 사과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모교 경희대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것에 대해서는 "뛰든 안 뛰든 벤치에 앉았다. 엔트리 등록 후 나를 보는 시선이 좋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한 뒤 "다치고 반성과 고민을 많이 했다. 팀원들과 가족들,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다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반성과 사과를 재차 강조했다.

병원 입원 기간을 다시 떠올린 김민구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TV에서만 보던 장면을 내가 하고 있더라. 감당이 되지 않더라. 지금도 많이 힘들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당당하게 코트에 설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여론의 냉정한 심판을 받은 뒤 진정한 복귀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잠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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