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면서 K리거 중심의 대표선수 23명을 선발했다. 철저하게 새얼굴에 대한 검증이 목적이었다.
최초 50명의 예비명단에는 K리그 클래식, 챌린지(2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일본 J리그와 J2리그(2부리그), 중국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이 대다수였다. 유럽, 중동파의 차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확실한 검증이 필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지난해 12월 제주도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동아시안컵을 염두에 두고 다수의 인원을 선발해 일찌감치 옥석 고르기에 집중했다. 이후 한두 명씩 대표 선발해 A매치에 투입하며 기량을 검증하는 등 로드맵대로 움직였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호는 우승의 기쁨과 함께 가용 자원이 더 풍부해지는 효과를 얻었다. 공격진에서는 기존의 이정협(상주 상무) 외에 김신욱(울산 현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복귀해 일본전 풀타임을 뛰었고 북한전에서 후반 43분 교체로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장신 공격수 김신욱에 대해서는 "후반전 교체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라며 향후 기용에 대한 명확한 방법을 전했다. 이는 김신욱을 확실한 조커 카드로 선발하겠다는 의지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단 두 경기 출장은 너무 적어 보여 앞으로 좀 더 뛸 시간을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 2선에서는 이재성(전북 현대),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이종호(전남 드래곤즈)의 가능성을 봤다. 김승대와 이종호는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러 데뷔골을 넣으며 실력을 과시했다. 이재성은 뛰어난 축구 지능을 보여주며 향후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럽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 요원도 풍부해졌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없는 상황에서 권창훈(수원 삼성)이라는 보물이 등장했다. 대표팀 막내였지만 실력은 출중했다는 평가다. 좀 더 경험하면 더 좋은 선수로 변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장현수(광저우 푸리)의 재발견도 소득이다. 장현수는 수비라인 앞에서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저지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공격 전개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이 3경기 1실점의 짠물 봉쇄를 한 것은 장현수가 있어 가능했다. 기존 기성용-한국영(카타르SC) 체제에 균열을 가하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수비라인 중 중앙 수비는 다양한 조합을 써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주영(상하이 상강), 김영권-김기희(전북 현대) 등으로 바꿔 나서도 제 몫은 충분히 해냈다.
22세 이하(U-22) 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고 있는 신태용 대표팀 코치는 "가용 자원이 정말 많아졌다. 이는 A대표팀은 물론 리우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고 있는 U-22 대표팀에도 큰 도움이다"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리 선수들은 그 어떤 선수들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 정말 잘했다. 우리처럼 이기려는 팀도 없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선수들에게 승리 DNA와 자신감을 심어준 효과였다. 새로운 자원의 등장으로 대표팀 입성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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