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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 꿈들이 빛 봤죠"…여자친구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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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인기 타고 대세 우뚝

[이미영기자] 이제 겨우 데뷔 7개월, 200여일이 지났을 뿐이다. 데뷔 초만 해도 누군가의 열애설 기사에 묻혔던 여자친구라는 이름 대신, 이제는 걸그룹 여자친구를 먼저 떠올려주는 이들이 많다. '유리구슬'에 이어 '오늘부터 우리는'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며 걸그룹 대전 '복병'이 됐다. 여자친구의 여름은 '핫'하다.

여자친구가 신곡 '오늘부터 우리는'을 발표하고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바쁜 스케줄에도 연습은 필수, 하루에 두 세시간 잠을 청한다. 그래도 여자친구의 표정에 피곤한 기색은커녕, 눈빛은 반짝이고 에너지가 넘쳐난다. "힘든 것도 마냥 좋다"는 여자친구들이다.

예상보다 뜨거운 '오늘부터 우리는'의 인기가 여자친구의 에너지원이다. '오늘부터 우리는'은 발매 직후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고 각종 음원사이트마다 상위권에 진입했다. 여자친구의 이같은 성과는 이변이다. 수십여 걸그룹이 여름 정복을 노리며 가요계에 뛰어들었지만 발매와 동시에 1위를 거머쥔 팀은 소녀시대와 씨스타, AOA 등 일부 정상급 걸그룹에 불과하다.

차트 상위권에서 롱런을 기록했던 데뷔곡 '유리구슬'의 인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라 안도했다는 여자친구다. 이미 지난 3월 녹음을 마친 '오늘부터 우리는'을 무려 4개월 동안이나 준비하면서, 가슴 한 켠에는 걱정과 부담감이 존재했다.

"여자친구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팀이잖아요. '유리구슬' 할 때도 걱정이 많고 불안했죠. '우리의 이름을 알릴 수 있을까' '우리 노래를 얼마나 알아줄까' 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걱정이었어요. '유리구슬'만큼은 해야 할텐데. 반응이 더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컴백이 늦어진 것도 급하게 나온 모습보다는 조금 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첫방송 때 '유리구슬'보다 더 긴장을 했던 것 같아요."(소원)

여자친구는 "'유리구슬'로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그 다음부터는 우리 스스로 그 단추를 잘 채우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앨범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순위보다도 다른 데 있다. 여자친구만의 색깔을 찾았다는 것. 자신들의 컬러 없이 트렌드를 쫓는 걸그룹들과는 분명히 달랐다. 데뷔 때만 해도 단순히 '청순돌'인줄 알았더니, 틀에 박힌 청순돌이 아닌 진화하는 '청순돌'을 보여주고 있다.

파워와 청순이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의 조합 '파워청순'이 여자친구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된 것만 해도 그렇다. 여자친구는 무대 위에서 걸그룹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군무를 보여준다. 러블리한 분위기, 청순한 외모와 다르게 뜀틀, 풍차 돌리기 등 고난이도 퍼포먼스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것.

유주는 "다리에 찬 아대가 뚫리고 상처가 났다. 아대를 차도 무대 바닥에 무릎이 쓸려 아프다. 이제는 요령이 좀 생겼다"고 씩씩하게 웃었다. 예린은 "3월 말부터 뜀틀 넘기를 연습했는데 공포감이 너무 심했다. 한 명이라도 실수하면 다같이 다치니까 이 악물고 했다. 유주의 머리를 밟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는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다. '쌈박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진짜 안무 선생님한테 감사인사를 드려야 한다"라며 꼭 안무 선생님 이야기를 인터뷰에 넣어달라는 귀여운 부탁을 하기도 했다. 또 "사람들이 좋아하니 욕심이 생긴다. 다음에는 더 엄청난 걸 해야할 것 같다. 우리끼리 '물구나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고 특유의 씩씩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걸그룹 대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여자친구는,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소속사 쏘스뮤직은 소속 가수라고는 여자친구가 전부인 중소기획사였기에, 이들은 오로지 기획력과 실력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여자친구의 성공이 더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지하 연습실에서 꿈을 키웠던 여자친구의 노력은 이제 찬란한 빛을 보고 있다. 여자친구는 "언젠가는 사옥을 짓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여자친구의 표정이 참 밝았다. 긍정적인 기운이 넘쳐난다. 스마트폰이 없어 멤버들끼리 수다 시간이 늘어났다 말하고, 악플이 많지만 그보다 선플이 조금 더 많다며 웃는 모습이 정감간다.

"이제 우리의 2G폰도 많이 늙었어요. 충전기 구하기도 쉽지 않아요. 그래도 휴대폰 하고 게임할 시간에 멤버들끼리 이야기하고 부족한 잠도 보충하고 좋아요. 사실 원래 갖고 있던 휴대폰은 일년 뒤에 돌려주기로 했는데, 사장님께서 음악방송 일등 하면 주겠다고 하셨어요. 일등을 하면 정말 받을 수 있는 건가 싶어요.(웃음)"

"휴대폰이 없어 스태프의 스마트폰을 빌려 기사 댓글도 읽어요. '유리구슬' 초반 때는 악플이 전부고 칭찬이 한 개 정도 달렸는데, 그때에 비하면 악플이 좀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선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거 보면 뭔가 뿌듯하고 보호 받고 있는 느낌이에요. 상처를 안 받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니 악플도 순화해서 보는 능력치가 생겼죠."

여자친구는 데뷔 당시 남자들의 '여자친구'가 아닌, 누구에게나 친근한 '여사친'(여자사람친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예쁜 외모와 어린 나이가 전부가 아닌,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여자친구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될 매력을 충분히 갖췄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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