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77번째 한·일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부담이 가장 적은 사람은 누구일까.
한국은 5일 저녁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일본과 만난다. 역대 77번째 만남에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있어 전력에 상관없이 일본전은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이런 압박의 무풍지대에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일전의 특수성을 알면서도 "북한, 중국, 일본 등 누구와 경기를 하더라도 상대가 아닌 우리 축구와 철학을 신경 쓰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즉, 라이벌전을 치르면서도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력을 앞세운 축구의 틀과 새로운 인재 발굴이라는 목표는 잊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일전을 패하면 국민적인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는 인상이다. 장기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지상 과제가 있어 이번 동아시안컵은 그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승리 확률을 높이려면 1차전 중국전 멤버를 그대로 내보내야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대폭 변화를 시사했다. 뛰지 못했던 선수들의 고른 기용이다. 일본 J리그에서 뛰는 '지일파'를 중심으로 하고 싶은 경기를 하겠다는 이야기다.
슈틸리케 감독은 종종 예상을 깨는 선발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일본전에서는 김신욱(울산 현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구성이 예상된다. 이정협(상주 상무)이 중국전에 선발로 나섰기 때문에 좀 더 경험이 많은 김신욱이 압박과 부담이 큰 일본전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김신욱도 슈틸리케 감독처럼 일본에 대한 분석은 어느 정도 마친 상황이다. 그는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나가면 승리할 수 있다. 내 높이로만 일본에 이길 수 없다. 동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강한 압박과 조직적인 플레이가 대표팀에 필요하다"라며 중국전처럼 한 발 더 뛰는 팀플레이가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이 김신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김신욱은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본선 알제리전에 후반 12분 박주영(FC서울)을 대신해 투입됐다. 당시 알제리 사령탑이 바로 할릴호지치 감독이었다. 한국 대표팀이 장신의 김신욱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뻔히 보여 새로운 스타일의 공격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의 2년치 A매치 경기를 모두 봤다"라며 경기 스타일을 잘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알제리의 4-2 승리였다.
일본은 이번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북한에 1-2로 패하고 한국과 만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강력한 공격으로 나설 것이 뻔하다. 한국으로선 상대의 조바심을 역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 경계해야 될 대상 1호는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다. 김민우, 김민혁(이상 사간 도스), 정우영(빗셀 고베) 모두 우사미를 요주의 인물로 꼽았다. 우사미가 올 시즌 J리그에서 16골을 넣으며 순항하고 있고 순간적인 돌파가 뛰어나기 때문에 공간 압박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뻔한 일본의 공격만 봉쇄하면 한국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선수들의 생각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