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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시장의 승자'…kt, 이렇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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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결산①]과감하고 창의적인 선수거래…팀 체질개선 효과 '톡톡'

[김형태기자] 지난 5월 2일 밤. kt 위즈는 한 건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투수 박세웅,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를 내주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장성우, 하준호,이창진, 윤여운, 최대성을 받아들이는 4-5 트레이드를 단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불과 한 달여 전 미디어데이에 구단의 '얼굴'로 내세운 박세웅을 포기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여론의 엄청난 역풍을 맞은 이 거래는 그러나 kt가 대변신하게 된 신호탄이었다.

◆과감한 트레이드,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

올 시즌 kt는 트레이드가 얼마나 효과적인 전력보강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100% 증명했다. 큰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필요한 자원을 얻겠다는 과감한 자세가 팀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여론에 민감하고, 선수간 거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국내 구단들의 현실에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kt는 올 시즌 세번의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앞서 지난 4월20일 이준형을 LG 트윈스에 내주고 윤요섭과 박용근을 데려왔다. 지난 6월21일에는 용덕한을 보내고 NC 다이노스에서 오정복과 홍성용을 확보했다. 3번째 트레이드 이후 원하던 결실이 나기 시작했다. 6월20일까지 승률 2할7푼9리(19승49패)로 처참한 성적에 그쳤던 kt는 6월21일 이후 28경기서 승률 4할2푼9리(12승16패)로 몰라보게 달려졌다. 트레이드 효과 이외에는 설명이 안 되는 놀라운 변신이었다.

◆적시의 용병 교체, 또 다른 승부수

시즌 초 리빌딩 작업은 트레이드 뿐이 아니었다. 과감한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한 효과 역시 톡톡히 봤다. 특히 부진을 거듭하던 투수 시스코를 내보내고 거포 댄 블랙을 영입하면서 kt의 체질이 크게 바뀌었다. 투수 3명에 타자 1명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타자를 2명 배치하자 팀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블랙이 합류한 6월4일 이후 kt는 5할 가까운 성적(20승22패)를 거뒀다. 마르테와 블랙 '쌍포'가 자리잡은 kt 중심타선은 '10개 구단 최고'로까지 꼽힐 정도였다. '외국인타자 2명'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효과가 엄청났다. 공교롭게도 블랙이 올스타 휴식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오른손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kt는 승률 3할8리(4승9패)로 성적이 다시 곤두박질쳤다.

가장 늦게 합류한 '교체 투수' 저마노도 나름 성공작으로 꼽힌다. kt 유니폼을 입은 뒤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한 저마노도 특유의 '칼날 제구'가 여전하다.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이렇듯 과감한 국내 선수 트레이드에 창의적인 '용병 교체'가 어루어지면서 kt의 변화는 완성됐다.

◆kt가 주도한 거래, '복지부동' 구단들 깨울까

국내 구단들은 선수 거래에 다소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필요한 자원을 얻겠다는 자세보다는 "우리가 손해를 보면 어쩌나"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원하는 선수는 얻으려고 하면서 자기 선수는 주기 싫다는 식의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하다. 선수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구단들은 "상대팀들이 제대로 된 협상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들은 여유가 있으니 우리 한 번 도와달라'며 읍소작전으로 나오기 일쑤다. 카드가 어느 정도 맞아야 거래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는 반응이다. 이런 '한국적 현실'에서 kt의 적극적인 자세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장성우-박세웅 거래'에서 알 수 있듯 뼈를 취하기 위해선 살이 아닌 또 다른 뼈를 내줄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안 한다'거나 '손해만 면하면 다행'이라는 소극적 자세로는 선수거래 자체가 이루어질 수 없다.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상승 또한 요원할 수밖에 없다.

'잃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지만 올 시즌 kt는 활발한 선수거래가 팀 체질개선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로 남게 됐다. 필요한 자원을 고르는 '안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은 물론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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