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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유희관에게서 보이는 2명의 ML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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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449홈런 배그웰·239승 웰스와 '닮은꼴'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투타의 '선봉'에게선 2명의 메이저리그 전설의 모습이 엿보인다. 언뜻 '어디서 본 듯한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비슷한 타격폼과 투구스타일의 그들. 라인업의 '리드오프 히터'이자 올 시즌 마운드의 실질적인 '1번선발'인 민병헌과 유희관이다.

◆배그웰 닮은 민병헌

민병헌은 제프 배그웰과 많이 닮았다. 하체를 최대한 구부리는 기마자세 타격폼이 놀랍도록 똑같다. 스탠스를 최대한 넓게 가져간 뒤 무릎을 크게 구부린다. 구부린 무릎은 각각 안으로 오므리지 않고 밖으로 향한다. 타격의 정확성이 높아지는 자세다. 민병헌은 이 자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컨택트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경찰청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지난 2013년부터 시즌 3할타자로 완벽히 변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24경기서 타율 3할4푼5리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민병헌은 "의도한 건 아닌데 나에게 가장 맞는 타격폼을 찾다보니 이렇게 굳어졌다. 안타를 잘 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나온 폼"이라고 설명한다. 1991∼200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15년을 뛴 배그웰은 통산 타율 2할9푼7리 449홈런 1천529타점을 기록한 강타자였다. 야구선수로는 크지 않은 180㎝의 키에 최대한 무게중심을 낮게 두면서 낮은 공을 퍼올리는 풀스윙이 트레이드마크였다.

민병헌은 "내 폼은 홈런파워를 늘리는데 적합하지는 않다"고 했지만 그는 지난해 12홈런으로 개인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기마자세로 대성한 선수가 지금은 은퇴한 심정수와 송지만이다. 이들과 민병헌의 결정적 차이는 무릎의 위치. 민병헌은 "두 선배님은 무릎을 안쪽으로 모으면서 쳤다. 힘을 극대화하는 데 적합한 자세"라며 "무릎을 밖으로 향하게 하는 나와는 다르다. 나는 '컨택트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그웰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그를 따라하거나 롤모델로 삼은 것은 아니다. 잘 치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 폼을 갖게 된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웰스가 보이는 유희관

유희관의 투구에서 연상되는 선수가 있다. 정교한 제구, 탁월한 완급조절, 특히 앞동산처럼 멋진 굴곡을 자랑하는 뱃살까지. 빅리그 21년 통산 239승을 거둔 좌완 데이빗 웰스다. 복부의 커브에 비례해 낙차 큰 커브 또한 예술적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유희관과 비교되는 왼손투수는 많다. 공 느리고 제구 좋은 투수는 한 번 쯤 유희관과 비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체형까지 닮은 투수는 웰스 뿐이다.

밤새도록 술을 퍼마시고도 다음날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전설적 일화의 투수. 우상으로 여기는 베이브 루스의 현역시절 양키스 모자를 경매에서 구해 자신의 게임에서 쓰고 던지다가 발각된 괴짜였다. 구위보다는 다양한 구종, 그리고 핀포인트 제구로 빅리그의 한 때를 수놓은 투수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인 2000년에는 35경기서 20승을 거둘 만큼 정상급 좌완으로 활약했다. 놀기 좋아하고, 낙천적이며 동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실력파.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괴짜'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유희관과는 성격도 닯았다. 항상 긍정적이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탁월한 화술로 친화력이 뛰어나다. 먹는 것을 즐기는 것도 같다. 웰스는 빅리그 통산 3천439이닝을 던지면서 허용한 볼넷이 719개에 불과하다.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기록한 최다볼넷이 62개(1999년, 231.2이닝) 뿐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컨트롤 아티스트로 꼽히지만 웰스와 비교하면 유희관은 아직 부족하다. 유희관은 177.1이닝을 소화한 지난해 51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웰스에 대해 "양키스에서 뛴 선수로 기억한다. 어렸을 때 봤던 선수라서 기억은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웰스는 특유의 방랑자적 기질 탓에 무려 9개팀을 전전했다. 토론토, 양키스, 샌디에이고 유니폼은 2번씩 입었다. 반면 유희관은 잦은 이적이 쉽지 않다. 그는 "내가 FA 자격을 얻으려면 35살은 돼야 한다.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물론 유희관이 웰스처럼 20년 넘게 선수생활을 잇는다면 FA를 2번 이상 할 수도 있다. 구위가 아닌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생명력이 길다. 무엇보다 웰스처럼 유희관도 올 시즌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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