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후반기 프로야구는 대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주인공은 1986년생 동갑내기 넥센 히어로즈의 '4번타자' 박병호(29), 그리고 두산 베어스 '느림의 미학' 유희관(29)이다.
박병호는 2년 연속 50홈런에 도전한다. 이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이는 곧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그동안 누구도 달성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52홈런을 쏘아올리며 3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 박병호는 올 시즌 역시 전반기에만 30홈런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 상 후반기에는 20개의 홈런을 추가할 수 있다. 겨우 50홈런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 그러나 최근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50홈런 달성을 기대해 볼만하다.
만약 박병호가 홈런왕까지 차지하게 된다면 이 역시 KBO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된다. 지금껏 홈런왕 3연패는 지난해까지 박병호를 포함해 이만수(1983~1985), 장종훈(1990~1992), 이승엽(2001~2003) 등 4명이 경험했다. 그러나 아직 4연패는 전인미답의 고지다.
유희관은 20승 달성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전반기에만 18경기에 등판, 12승을 기록한 유희관은 후반기 8승을 추가할 경우 1999년 정민태에 이어 16년만의 토종 투수 20승의 주인공이 된다.
유희관의 20승도 박병호의 50홈런만큼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은 기록이다. 두산은 후반기 6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 가동한다는 가정 아래 유희관에게 주어진 등판 기회는 12~13회 정도. 전반기 추이를 대입해 보면 유희관은 후반기 딱 8승을 추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박병호가 최초의 2년 연속 50홈런, 유희관이 16년만의 토종 20승을 달성한다면 두 선수 중 누가 MVP를 수상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넥센과 두산 모두 MVP 수상의 중요한 조건인 팀 성적도 나쁜 편이 아니다. 두 선수가 잠재적 MVP 경쟁자인 셈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두 선수 모두 다관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 박병호는 테임즈(NC)와의 홈런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테임즈는 전반기 28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2개 차로 앞서 있지만 테임즈의 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 박병호는 홈런 외에 득점(82점)과 안타(116개)에서 1위에 올라 있고, 테임즈는 타점(86점)과 장타율(0.783) 1위다.
전반기 다승 1위인 유희관은 승률(0.857)도 1위다. 두 부문 1위 자리를 지켜내면서 현재 3점대(3.28)인 평균자책점을 적어도 2점대까지는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 최다 이닝에서 3위(120.2이닝)에 올라 있는 것도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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