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비수가 참 많은 것은 사실이죠."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를 앞두고 경기 예상에 대해 뼈있는 대답을 했다.
황 감독은 서울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FA컵 16강,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승부차기로 모두 패했던 아픔이 있다. 서울이 홈에서도 불구하고 수비적으로 나온다는 점을 찌른 것이다.
황 감독은 "서울이 전술적으로 아래로 내려가도 잘 참아야 한다. 심리적으로 긴장감이 있는 경기가 말려들면 안된다"라고 정리했다.
이를 전해들은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출전 명단을 쭉 확인한 뒤 "공격수도 많은데"라며 맞받아쳤다. 기싸움에서는 절대로 질 수 없다는 의미였다. 황 감독은 그대로 "수비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웃었다.
끈끈한 승부는 오는 22일 FA컵 8강전을 앞둔 전초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미리보는 8강전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결국 승자는 포항이었다. 공격 2선을 잘 활용한 황 감독의 전략이 돋보였다. 신진호가 중동에서 복귀한 뒤 미드필드에서의 유연성이 높아졌다. 제로톱으로 뛰던 김승대의 부담이 줄은 것이다. 신진호는 손준호와 중앙 미드필더로 서서 자유롭게 전, 후방을 오갔다.
이날 황 감독은 박성호를 시즌 처음으로 원톱 선발로 내세웠다. 박성호는 앞에서 열정적으로 뛰었고 이는 성공했다. 타깃형 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선제골을 넣었고 1-1이던 후반 신진호의 골에도 보이지 않는 도움을 기록했다. 앞선의 기둥이 잘 버틴 결과였다.
반면, 최 감독은 수비라인을 올리기는 했지만 어정쩡했다. 1-2로 지고 있던 후반 19분에서야 윤주태를 넣는 등 승부수가 늦었다. 풍부한 미드필더를 앞세운 황 감독의 전략 승리였다. 경기도 3-1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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