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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있던 박경수 잠재력, 12년만에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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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 멀티홈런 등 4안타 4타점…최다홈런 경신하며 전성기 진입

[김형태기자] 박경수(31, kt 위즈)는 2014년까지와 올해가 전혀 다른 선수다. '한국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란 별명이 붙은 초특급 고교 유망주 출신이다. 2003년 성남고 졸업 당시 LG 트윈스가 건넨 계약금은 무려 4억3천만원이었다. 그가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공격형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은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현실은 그러나 참담했다. 지난해까지 프로 10시즌을 치르면서 한 번도 타율 2할8푼과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서 밀려 2루수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고교 유망주는 유망주일뿐"이란 말이 설득력을 크게 얻게 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그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신생팀 kt 위즈가 1군무대에 뛰어들면서 그의 위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뒤 FA자격을 얻은 그를 kt는 4년간 18억2천만원의 후한 대우로 영입했다. "나가봤자 받아줄 팀이 없을 것"이란 일각의 차가운 시선을 비웃는 영입이었다. 프로 경험 풍부한 야수에 갈증을 느낀 kt가 아니었다면 총액 20억원 가까운 돈을 지불할 팀은 없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kt 유니폼을 입은 박경수는 그러나 그간 들었던 무수한 비아냥을 조금씩 잠재우고 있다. 사실 초반만 해도 그다지 나아진 게 없는 모습이었다. 개막전부터 5월까지 출전한 52경기서 타율 2할2푼6리 1홈런 14타점에 그쳤다. 붙박이 2루수로 꾸준히 출장했지만 타석에선 아쉬움 가득한 모습으로만 일관했다.

그러나 박경수는 날이 더워지면서 전혀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6월1일부터 이달 9일까지 27경기서 타율 2할7푼2리에 홈런을 7개나 쏘아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 기간 중 장타율이 5할2푼2리로 OPS는 무려 8할7푼8리에 달한다. 이 기간 중 멀티히트 5차례에 3안타 경기를 한 번 경험했다. 타구의 질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펜스로 향하는 큰 타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활화산 같은 그의 타격감은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도 2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출전한 박경수는 2회말 좌익수 왼쪽으로 굴러가는 2루타를 쳐낸 뒤 후속타 때 홈까지 밟았다. 3회 1사3루에선 상대 선발 클로이드로부터 비거리 130m 좌월 투런홈런을 쳐냈다. 시즌 9호째로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시즌 최다홈런을 갈아치웠다. 박경수는 LG 시절인 지난 2008·2009년 연속 8홈런을 기록했었다.

4회 2사 만루 세 번째 타석선 침착한 선구로 밀어내기 볼넷을 고르더니 팀이 8-5로 앞선 6회에는 중견수 앞 2루타로 전타석 출루행진을 이었다. 그리고 8회에는 중월 솔로홈런으로 이날을 확실한 자신의 날로 만들었다. 시즌 10호째이자 개인 첫 두자리수 홈런. 타자일순해서 들어선 8회 2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날 박경수는 6타석 4타수 4안타 2볼넷 4타점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박경수와 역시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을 올린 마르테의 맹탸에 자극받은 kt 타선은 장단 18안타(3홈런)를 삼성 마운드에 퍼부으며 16-8로 승리했다. 전날 창원 NC전 0-11 완패의 쓴맛을 하루만에 화끈하게 씻으며 7월 5승2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경수의 반전 뒤에는 피나는 노력과 함께 꾸준한 출장기회라는 지금껏 누리지 못했던 '특전'이 숨어 있다. 특별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반 부진에 빠졌을 때도 kt 코칭스태프는 그를 믿고 계속 기용했고, 6월부터 각성한 박경수는 프로 입문 후 10년간 잊었던 장타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물론 힘있는 타자들에겐 '악몽'인 잠실구장을 벗어났다는 환경적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

하위타선의 무시못할 거포로 거듭난 박경수가 kt의 여름 대약진을 소리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 후 박경수는 "지난 시리즈에서 우천으로 이틀을 쉬고, 어제는 경기를 져서 선수들 모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집중하자고 했다"고 소개한 뒤 "오늘 타석에서는 큰 욕심 안 부리고,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 또 상대 투수가 좋은 투수여서 경기 전 전력분석팀과 볼 배합이나 투구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조이뉴스24 수원=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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