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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승조, 왜 '7점 차 리드'에도 못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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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로 앞선 6회 박정진, 8회 권혁 등판…윤규진도 8회 위기서 호출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 운용이 의구심을 자아낸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도 불펜의 필승조들이 어김없이 등판하고 있다.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한화는 KIA 마운드를 초전박살내며 5회말까지 12-5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7점 차의 리드. 그러나 6회말이 되자 선발 탈보트 대신 마운드 위에는 박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탈보트의 교체 타이밍은 상식을 벗어나지 않았다. 탈보트는 4회말 3점, 5회말 2점을 빼앗기며 흔들리고 있었다. 투구수는 85개로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계속 마운드 위에 뒀다가는 추가점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박정진의 등판도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7점 차의 리드이긴 하지만 아직 승리까지는 4이닝이나 남아 있었다. 충분히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 박정진은 6회말과 7회말 2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투수 교체는 8회말 이루어졌다. 여전히 스코어 변동 없이 12-5, 7점 차의 리드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마운드에 오른 것은 권혁이었다. 권혁은 올 시즌 내내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투수. 앞으로 2이닝만 막아내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권혁을 등판시킨 대목에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권혁은 지난 주말 SK와의 3연전에 모두 등판하며 1.2이닝-1.2이닝-2이닝을 소화했고, 투구수도 33개-27개-50개를 기록했다. 사흘 동안 5.1이닝을 책임지며 무려 110개의 공을 뿌렸던 것이다.

물론 권혁은 이후 사흘 동안 휴식을 취했다. 불펜 투수의 경우 휴식이 길어지면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김성근 감독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혁은 그동안 휴식일과 관계없이 줄기차게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에서 스코어가 여유있는 상황에서 좀 더 쉬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결국 권혁은 2사 후 김호령에게 중전안타, 김다원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이어 박찬호에게 우전안타, 박준태에게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계속 몰렸다. 그러자 한화 벤치는 권혁을 대신해 윤규진을 마운드에 올려 불을 껐다. 윤규진 역시 박정진, 권혁과 함께 한화의 필승조로 활약하는 투수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2년차 우완투수 조영우의 활용 방안이다. 조영우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지난달 18일 SK전 1이닝(무실점)을 던진 후 2주일이 지나도록 개점휴업 중이다. 만약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조영우를 시험할 계획이었다면 이날 경기만큼 좋은 기회는 없었다. 그러나 한화는 8회말 위기 상황서 등판한 윤규진이 9회초 한화의 추가 2득점으로 14-7로 점수 차가 벌어진 가운데 9회말까지 책임지며 경기를 끝냈다.

7점 차 리드에서도 쉴 수 없는 한화 필승조 박정진과 권혁. 특히 권혁의 구위는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벌써 3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까지는 선수들이 버텨내고 있지만, 한화 불펜의 혹사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광주=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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