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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거' 스와잭 데뷔쇼, 박종훈이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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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3실점 '깜짝 호투'…'단비 같은 승' SK, 도약 마련

[김형태기자] 경기 전 스포트라이트는 상대 팀 투수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정작 스타는 따로 있었다.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이 그 주인공이다.

박종훈은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 4회까지 두산 강타선을 꽁꽁 틀어막는 등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 71개에 탈삼진 2개. 사사구는 없었다. SK가 7-5로 승리하면서 박종훈은 2승(3패)째를 품에 안았다.

또 다른 '느림의 미학'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모두 61개의 공을 직구로만 선택했는데 직구 구속은 죄저 128㎞, 135㎞까지 찍혔다. 두산의 왼손 투수 유희관 못지 않은 느린 스피드로 두산 타선을 쩔쩔 매게 했다. 유일한 변화구인 커브는 10개만 구사했다.

팔이 땅에 닿을 듯 워낙 낮게 깔려 들어오는 느린 직구에 두산 타선은 크게 고전했다. 1회말 민병헌-정수빈-김현수가 맥없이 줄줄이 범타로 아웃됐다. 2회에는 2사 뒤 홍성흔이 우전안타를 쳤지만 양의지의 2루수 땅볼로 공격이 끊겼다. 정진호-김재호-민병헌이 나선 3회에도 땅볼 2개 포함 3명의 타자가 힘없이 죽었다.

박종훈의 호투행진은 정수빈-김현수-로메로가 등장한 4회에도 계속 됐다. 3명의 타자를 각각 투수땅볼, 2루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SK가 5-0으로 넉넉하게 앞선 5회 들어서야 두산 타선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오재원의 좌익수 2루타, 홍성흔의 중전안타로 조성된 1사 1,3루에서 정진호가 좌전 적시타를 쳤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선 민병헌이 우익수 플라이, 정수빈은 우전 안타로 1점씩 보탰다.

하지만 박종훈은 2사 1,3루에서 김현수를 중견수 깊은 플라이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 없이 이날 투구를 마쳤다.

SK 타선이 오랜만에 초반부터 폭발하고, 구원진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준 덕에 박종훈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시즌 개막 전 '우승후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던 SK는 최근 계속된 부진으로 하위권까지 처졌다. 전날 잠실경기서도 두산에 맥없이 완패했다.

더구나 이날 상대 선발은 두산이 야심차게 영입한 메이저리거 출신 앤서니 스와잭. 그러나 5이닝 5실점에 그친 스와잭과 달리 경기 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박종훈의 '깜짝 호투' 덕에 SK는 시원한 1승을 챙길 수 있었다. 오랜만에 김용희 감독의 얼굴도 한결 밝아진 느낌이었다.

박종훈은 "브라운이 그라운드에서 '네 공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면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힘을 줬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던졌다. 브라운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는 또 "초반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 마음이 편했다. 오늘 승리보다 볼넷이 없었다는 점이 기쁘다. 오늘처럼 볼넷 없이 꾸준히 잘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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