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박종윤(롯데 자이언츠)은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2001년 롯데 입단 후 처음으로 3할대(3할9리) 타율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수(123경기)도 최다였다.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한 이후 비게 된 1루 주전 자리도 꿰찼다. 이대호가 갖고 있는 힘에는 모자랐지만 3할타자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박종윤에게 올 시즌 거는 기대는 컸다. 1루수와 좌익수를 겸하던 수비도 한 자리로 고정됐다. 그도 두 시즌 연속 타율 3할과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뒀다. 지난 3월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개막전에서 박종윤은 결승타가 된 3점포를 치는 등 좋은 시즌 출발을 했다.
화려한 스타트였지만 대가도 있었다. 박종윤은 첫 타석에서 타구에 맞는 바람에 부상을 당했다. 고통을 참고 개막전을 뛰었지만 결국 곧바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5월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복귀할 때까지 재활과 치료를 병행해야 했다.
부상은 털어냈지만 제 컨디션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박종윤은 17일 현재 32경기에 나와 타율 2할4푼6리(118타수 29안타) 2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다. 박종윤도 답답하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박)종윤이가 타격시 디딤발 쪽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안정된 자세가 아니니 아무래도 좋은 타격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종윤은 "부담을 갖는 건 아니지만 조급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부상을 당했던 부위에 신경을 쓰다보니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그는 "나쁜 습관이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타석에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가 수비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박종윤은 "야구가 그렇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 16,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빠져 벤치 대기했다. 넥센이 좌완투수를 연달아 선발 등판시켰기 때문이다. 박종윤을 대신해 우타자인 최준석과 손용석이 각각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종윤은 18일 경기에서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좌완 앤드류 밴헤켄이 넥센 선발투수로 나오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일부러라도 휴식을 갖는 게 나을 수 있다. 박종윤은 "그래도 경기에 나서 감각을 회복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윤의 방망이가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은 이종운 감독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최근 좌우 타선이 불균형이 심했다. 박종윤과 같은 좌타자로 동반 부진했던 짐 아두치는 17일 넥센전에서 솔로 홈런 포함 3안타를 치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문호 역시 3안타를 쳤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손아섭도 이날 열린 퓨처스(2군)리그 경찰청전에 출전해 멀티히트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박종윤만 제 컨디션을 찾으면 된다.
한편 박종윤은 색다른 진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19타석을 들어서는 동안 볼넷이 단 한 개도 없다. 시즌 출루율이 타율과 똑같은 이유다. 그는 "급한 마음 때문인지 볼넷이 없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은 1997년 션 던스턴이 작성한 133타석 연속 무볼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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