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테이블세터 박민우(22)와 김종호(32)가 의미있는 기록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박민우와 김종호는 시즌 전 100도루를 합작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원조 대도' 전준호 코치의 제안을 두 선수가 받아들인 것. 처음에는 박민우가 60개, 김종호가 40개의 도루를 책임지기로 했지만 그 비율은 유동적이다.
최근 박민우는 "(김)종호 형에게 55대 45로 바꾸자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그냥 50개씩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종호는 "난 내 하는 만큼 할테니 나머지는 니가 알아서 하라"며 받아쳤다. 두 선수가 티격태격(?)하며 서로의 할당량을 늘리려고 하고 있지만 100도루 합작을 향해 가는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없다.
만약 박민우의 말처럼 두 선수가 사이좋게 50개씩 도루를 성공시킨다면 이는 30년 넘은 KBO리그 사상 첫 기록이 된다. 지금껏 한 팀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50도루를 넘긴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1997년 OB(현 두산)의 정수근과 김민호가 각각 50개, 46개를 기록한 것이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같은 팀에서 두 명이 100도루를 합작한 것 또한 흔치 않은 기록이다. 지금까지 딱 3번만 나왔다. 1993년 해태의 이종범(73개)과 이순철(29개)이 102개, 1994년 해태의 이종범(84개)과 이호성(21개)이 105개, 1995년 롯데의 전준호(69개)와 김응국(31개)이 정확히 100개의 도루를 합작했다.
15일 현재 박민우는 24개의 도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종호는 18개로 4위.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해 보면 박민우는 56.7개, 김종호는 42.5개의 시즌 도루 수를 기록하게 된다. 50도루 듀오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박민우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김종호가 좀 더 분발해야 한다.
분명 쉽지 않은 기록이다. 특히 김종호의 경우 톱타자가 아닌 2번타자로 나서고 있어 도루 기회가 박민우보다 많지 않다. 2번타자의 역할은 출루보다 작전수행의 비중이 높기 때문. 지난 2013년 50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을 때 김종호는 팀의 톱타자를 맡고 있었다.
50도루 듀오가 아니더라도 박민우와 김종호는 '한 팀 두 선수 최다 도루' 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1994년 해태의 이종범과 이호성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 김종호의 말처럼 박민우가 좀 더 뛰고 김종호가 그 뒤를 받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두 선수를 중심으로 NC는 역대 최다 팀 도루 기록에도 근접하고 있다. 역대 최다 기록은 1995년 롯데가 세운 220개. 현재 NC는 91개의 팀 도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현 추세라면 단순 계산 상 NC는 올 시즌 214.8개의 도루를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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