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12일 맞대결에 앞서 4번타자를 모두 바꿨다.
롯데는 3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한 분위기 반전 카드로 최준석을 6번으로 내리고 대신 황재균을 4번 타순에 배치했다.
SK는 갑작스럽게 4번타자를 바꿔야 했는데 사정이 있었다. 선발 명단에는 앤드류 브라운이 4번타자로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경기 시작 직전 브라운의 아내가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브라운은 서둘러 아내의 간호를 위해 경기장을 떠났다. SK는 곧바로 심판진과 기록원 그리고 원정팀 롯데 측에 사정을 설명하고 브라운 대신 조동화를 출전시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 제15조 타순표 교환 및 발표에 따르면 경기 전 출전선수 명단을 교환한 뒤 경기 시작 전까지 이를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단 심판진에 의해 명백한 부상이라고 판단될 경우나 해당 선수의 경기장 미도착 등으로 출전하지 못할 경우 교체가 가능하다. 교체할 경우에도 우타자는 우타자로, 좌타자는 좌타자로 교체해야 한다. 또한 교체된 선수는 나중에 경기장에 와도 해당 경기엔 뛸 수 없다.
그런데 브라운은 우타자였고 조동화는 좌타자다. 이번 경우는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엔트리 등록돼 있는 SK 외야진에는 브라운과 김강민 만이 우타자였다. 그런데 김강민은 이미 중견수 겸 6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동일 타석 사용 선수가 없을 때는 다른 타석을 쓰는 선수도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적용된 것이다.
갑작스럽게 4번타자 중책을 맡은 조동화는 브라운이 빠진 빈자리를 잘 메웠다.안타를 하나밖에 치지 못했으나 결정적일 때 나온 득점타였다. SK가 2-1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던 4회말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SK는 이후 롯데 추격권에서 벗어나며 8-2 승리를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조동화는 롯데와 경기가 끝난 뒤 "4번 타순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는게 어색하지 않았다"며 "대수비나 대주자로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그는 "바로 앞 타순에 이재원이 나와서 부담은 많지 않았다"며 "내가 아니라 브라운이 있었어도 해결을 해줬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동화는 4회말 적시타를 친 상황에 대해서 "추가점을 꼭 내야할 상황이라서 어떻게든 치고 싶었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동화는 "오늘(12일) 경기에 앞서 선수들끼리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는데 그런 부분이 그라운드에서 잘 나타난 것 같다"고 팀 승리 소감을 전했다.
반면 롯데가 꺼낸 황재균의 4번타자 카드는 결과가 좋지 못했다. 황재균은 4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를 당했다. 롯데 입장에선 4연패와 함께 더 힘빠지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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