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상류사회'가 청춘들의 일그러진 로맨스로 포문을 열었다.
지난 8일 첫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상류사회'(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는 각기 다른 사랑을 꿈꾸는 네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날 방송에서는 평범한 사랑을 꿈꾸는 재벌가 막내딸 장윤하(유이 분), 신분상승을 꿈꾸는 평범남 최준기(성준 분), 이상형인 똑똑한 남자를 만나 분수에 맞게 살고 싶어하는 평범녀 이지이(임지연 분), 절친한 친구도 충복으로 삼을 수 있는 타고난 재벌남 유창수(박형식 분)의 얽히고 설킨 인연이 그려졌다.
태진퍼시픽그룹의 막내딸이지만 소박한 사랑을 꿈꾸는 윤하는 푸드마켓 아르바이트생으로 이중생활을 하며 살아간다. 집안의 미운오리새끼인 윤하는 엄마 민혜수(고두심 분)의 성화에 못 이겨 나간 선자리에서 창식을 만난다. 호텔에서 창식을 만난 윤하는 일부러 캐주얼한 차림, 진한 화장을 한 채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걸로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창식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일은 호구 되는 거, 또 하나 이용 당하는 것"이라며 "세상에 공짜 없다"고 윤하에게 물세례를 퍼붓는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는 창식의 친구 최준기 역시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맞이했다. 가구회사 대표의 딸과 사귀던 준기는 자신의 집안을 못마땅해하던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호텔로 들어서던 길, 윤하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던 준기는 나오던 길에도 창식에게 물세례를 맞고 비참하게 돌아선 윤하와 맞닥뜨린다. 준기는 윤하가 흘리고 간 머리핀을 주우며 앞으로의 인연을 예감케했다.
이지이는 같은 회사 직원인 준기를 짝사랑하기 시작한다. 외국인 손님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지이를 도와준 준기와 사랑에 빠진 지이는 준기에게 자신의 친구이자 아르바이트 동료인 윤하를 소개해준다. 지이로 인해 윤하와 준기가 만나게 되고, 준기는 윤하가 호텔 엘리베이터 속 그녀라는 사실을 직감하면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따뜻한 말 한 마디' 하명희 작가와 최영훈 PD의 재회로 기대를 높였던 '상류사회'는 속도감 있는 전개로 첫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명희 작가 특유의 필력이 빛나는 대본은 탄탄한 인물·구도 설정으로 캐릭터와 세계관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믿고 보는 중견 배우들과 풋풋한 청춘 배우들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고두심, 윤주상, 정경순, 방은희 등 중견 배우들부터 특별 출연한 이상우와 유이, 성준, 박형식, 임지연 등 청춘 배우들은 생동감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주연을 맡은 성준, 박형식, 임지연은 주연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전작보다 진일보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출을 맡은 최영훈 PD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극 전반에 대해 기형도 시인의 '쥐불놀이' 속 '사랑을 목발질하며 나는 살아왔구나'라는 구절을 인용해 이야기한 바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앞으로 나아가려 해도 나아가지 못하고 목발질하는 청춘들의 사랑을 그려내겠다는 '상류사회'는 소박한 사랑을 꿈꾸지만 이내 좌절당하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혹은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가엾은 갑(甲)과 을(乙)의 이야기로 서막을 열었다.
과연 일그러진 20대의 로맨스를 그린 '상류사회'가 시청자들의 사랑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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