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타자 한 명에게도 해당하고 팀 전체적인 타격도 그렇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팀 타선이 가라앉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4연패까지 빠진 것이다.
지난 5월 22일과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를 돌아보면 타격의 기복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당시 롯데 타자들은 신들린 것처럼 LG 마운드를 두들겼다. 3연전 기간 동안 무려 53안타(12홈런)을 치며 41점을 뽑았다.
반면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5일 경기는 우천 취소)까지 3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12안타(3홈런)밖에 치지 못하며 4점만 냈다. 홈런이 아니었다면 득점은 더 적을 수 있었다.
롯데 타선의 힘이 빠진 데는 손아섭의 결장 탓이 크다. 이때문에 이종운 감독은 7일 KIA전에서 타순 조정을 했다. 그동안 하위타순에 주로 나오던 김문호를 짐 아두치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배치했다.
결과를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실패는 아니었다. 아두치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김문호가 오랜만에 멀티히트를 치며 제몫을 했다. 롯데는 이날 KIA를 상대로 9안타를 치며 4-2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강민호의 투런포가 결승타가 됐지만 김문호의 멀티히트 활약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팀의 9안타 중 3개가 김문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지난 5월 3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2안타) 이후 4경기째 침묵을 지키던 김문호가 기지개를 켠 셈이다.
김문호는 팀내 외야수 한 자리를 놓고 동료 선후배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이는 현재진행형으로 어쩌면 시즌 내내 롯데가 안고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붙박이 주전인 손아섭이 부상으로 빠졌다. 김문호에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다.
김문호는 프로 입단 전 덕수정보고 시절 고교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롯데는 2006년 신인지명에서 주저없이 그를 선택했다. 그런데 김문호는 프로 입문 후 아직 '잭팟'을 터뜨리지 못했다. 시간은 흘렀고 그도 어느새 프로 10년차가 됐다.
김문호는 "팀에서 기회를 주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경쟁구도는 스트레스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김문호는 "김민하를 비롯한 후배들이나 선배들과 경쟁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선 김문호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하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김문호는 올 시즌 타격 페이스가 가장 좋다. 각각 8경기, 3경기에만 나섰던 2006년과 2008년을 제외하면 2013년 40경기에 나와 2할6푼3리를 기록한 게 한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이다. 당시 타격 후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찍 접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가장 많은 71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은 2할1푼4리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5년은 다르다.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고 있다. 7일 KIA전을 포함해 37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5리(91타수 2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김문호가 제역할을 이어간다면 롯데 타선엔 그만큼 힘이 실린다. 손아섭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다음 복귀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된다. 김문호가 맡은 역할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중요한 이유다. 롯데 입장에서는 그래서 김문호의 3안타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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