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월드컵을 앞두고 모든 점검을 끝냈다. 이제는 심적 부담을 줄이고 실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이 열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입성했다.
여자 월드컵은 오는 7일 오전 7시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캐나다-중국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열린다. E조에 속한 한국은 오는 10일 브라질, 14일 코스타리카, 18일 스페인과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다.
24개 팀이 6개 조로 나눠 치르는 여자 월드컵은 각조 2위까지 12팀과 3위 중 성적이 가장 좋은 4팀이 16강에 진출한다. 2003년 미국 대회에 나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던 한국은 12년 만의 본선 진출에서 새역사 창조에 나선다. 한국은 16강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미국 전지훈련 중이던 5월 31일 최강 미국과 가진 평가전에서 튼튼한 수비를 보여주며 0-0으로 비겼다.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미국을 봉쇄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2만이 넘는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견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4일에는 미국 프로팀 스카이블루를 상대로 5-0으로 대승하며 인조잔디 구장 적응까지 마쳤다.
황금세대들의 성장으로 한국대표팀의 전력이 튼튼해졌다는 점이 16강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3위 멤버(5명)와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 멤버(3명)들이 대거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 승선했다. WK리그를 통해 기량을 쌓은 선수들도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은선(로시얀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투톱을 보유한 것은 한국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박은선은 월드컵을 앞두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브라질전까지는 100%에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높이와 힘의 박은선이 있다면 지소연은 골 결정력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두 명 모두 FIFA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상당하다. 지소연은 여자 국가대표 최다골(75경기 38골)을 넣으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받는 등 객관적으로도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가을, 정설빈. 조소현(이상 현대제철) 등 골을 넣을 줄 아는 2선 공격진이나 좋은 미드필더들의 존재도 큰 힘이다. 특히 조소현은 공격은 물론 중앙 수비까지 멀티 능력을 선보이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16강을 향한 관건은 역시 첫 경기다. 브라질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A매치 91경기에서 79골을 넣은 득점 기계 마르타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전에서 상대 주공격수 에비 웜바크를 막아낸 것처럼만 수비를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심서연(이천대교), 김도연(현대제철) 중심의 수비라인이 얼마나 브라질의 공격을 방어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윤덕여 감독은 "16강만 간다면 토너먼트는 아무도 모른다. 8강도 가능하다"라며 강한 자심감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에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뒤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코스타리카만 넘는다면 꿈꾸던 16강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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