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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의 돈 앞세운 응원, 성남은 열정으로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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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5천400장 입장권 구매해 절반도 못메워, 성남은 조직적 응원

[이성필기자] 5천400여 명의 팬이 온다고 큰소리쳤던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는 성남FC에 입장권 수익만 올려줬다.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성남FC-광저우의 경기가 열렸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되는 일전이었다. 시민구단 성남과 막강 자금력의 부자구단 광저우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못지않게 주목을 끈 부분이 있었다. 광저우의 응원 인해전술이었다. 광저우는 경기 하루 전날인 19일 성남 사무국에 연락해 5천400장의 입장권을 구매했다. 광저우 현지에서 원정 응원을 오는 팬 외에도 국내 유학생까지 대규모 응원단을 동원하겠다는 뜻이었다.

상당수 광저우 팬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고돼 긴장한 성남 구단은 경찰 200명의 협조를 받아 광저우 응원단이 자리하는 남쪽 골대 뒤 관중석과 본부석 1, 2층 오른쪽 관중석 끝에 경계선을 만들었다.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경기장 인근은 광저우 팬들로 넘실거렸다. 포대에 담긴 유니폼과 입장권을 들고 속속 도착하는 팬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이었다. 인근 아파트 상가의 슈퍼에서는 음주를 하며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팬들도 목격됐다.

광저우 팬들은 이미 FC서울과의 조별리그에서 원정석을 가득 메우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마치 자신들의 홈처럼 만들기도 했었다. 당시 서울전에서 광저우는 8천장의 입장권을 구매해 팬들에게 뿌렸다. 광저우 현지에서 온 원정 팬보다 국내 유학생이 훨씬 더 많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에 유학온 중국 학생들은 각 대학별로 모여 유니폼을 받았다. 광저우 구단이 직접 관광버스를 대절하고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돈을 퍼부었다.

수원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있는 장웬시앙 씨는 어설픈 한국어로 "유학생회의 공지를 보고 왔다. 유학생 대부분은 광저우 유니폼 한 벌씩은 가지고 있다"라며 막대한 자금력으로 원정경기 팬까지 그러모으는 광저우 구단의 힘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된 뒤 광저우가 구매했다는 좌석의 절반은 공석으로 남았다. 본부석 2층 오른쪽 좌석은 10여명의 원정 팬만 앉아 있었다. 이래저래 다 합쳐도 광저우 원정 응원단은 총 3천여명만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예상치보다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다.물 쓰듯 돈을 퍼부어도 생각처럼 안되는 것도 있은 모양이다.

광저우에 맞대응한 성남팬들의 응원 열기는 생각 이상이었다. 막대 풍선과 뿔피리 등으로 광저우의 응원을 압도하며 '성~남'을 외쳤다. 성남 응원단은 위력적이었고 특히 광저우의 공격시 제대로 효과를 봤다. 조직력으로 맞서는 것은 성남 선수단이나 관중이나 마찬가지였다. 자금력에서야 광저우에게 밀린다고 해도 성남은 열정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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