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회 칸영화제]김남길 "전도연, 송강호-황정민도 인정한 마성의 여자"(인터뷰)

[정명화기자] 배우 김남길이 생애 첫 칸국제영화제를 방문해 들뜨고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김남길은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이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처음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칸의 여왕' 전도연과 함께 칸에 입성한 그는 "나는 칸의 신생아"라며 유머러스한 비유로 웃음을 자아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칸영화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부스 파빌리온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김남길은 "이런 세계적인 영화축제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영광스럽다"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이번 영화에서 냉혈한 형사 '재곤'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영화는 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그린 영화다. 전도연은 사람을 죽이고 도망간 애인을 기다리는 술집 여자 김혜경을, 김남길은 혜경의 애인인 살인자를 잡으려는 형사 정재곤을 연기했다.

김남길은 "전도연과 작업하면서 칸에 진출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남길은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상대배우로 하여금 자신의 부족한 점을 느끼게 하는 '마성의 여자'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남자배우들도 그랬는데 전도연과 하고 나면 자신은 만족스럽게 새롭게 했다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다라는 말을 했다. 송강호, 황정민 선배도 영화를 보고나면 내가 모자른 느낌을 들게 하는 마성의 여자다."

'무뢰한'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이하 일문일답

-칸영화제를 방문해 느낀 소감은?

"전도연 선배가 칸에 대해 걱정하는 거에 대한 의미를 반에 반도 몰랐다. 그냥 부산영화제인데 칸에서 하는구나 라는 정도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와보니 정말 규모가 놀라왔고 이 세계적인 영화적인 축제에 내가 속해있다는 것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큰 스크린에서 보니 한국에서와는 달리 더 많이 부족한 부분이 적나라하게 보이더라. 어떤 부분은 편하게 연기할려고 노력했는데, 하나하나 움직임이나 표현을 더 격하게 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남자배우들도 그랬는데 전도연과 하고 나면 자신은 만족스럽게 새롭게 했다고 생각하다가도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다라는 말을 했다. 송강호, 정재영 선배도 영화를 보고나면 내가 모자른 느낌을 들게 하는 마성의 여자다."

-칸에 올거라는 기대를 했나?

"(전도연을 뺀) 우리는 기대했다. 도연 누나랑 한다고 해서 다 기대했다.(웃음)"

-그럼 그 이유 때문에 출연한건가?

"그렇다. 그것 때문에 출연 결심했다(웃음). 칸에 대한 바람이 있지 않나라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도 많이 받았다. 목적을 달성했는데 진짜로 올지 몰랐다. 처음에는 부산영화제인데 외국에서 하는 영화제 아니냐고 했는데, 와 보니 왜 사람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칸에 오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여기를 오니 자극을 받았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깊이 생각하고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개봉할 영화에 대해서도 좋은 자세나 좋은 태도로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칸에 오는 것이 확정됐을 때 고맙다고 전화를 했다."

-칸영화제에서의 경험으로 변화가 있을 것 같은지?

"칸에 왔다고 해서 다음 행보가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하고 있는 연기나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한다. 상대가 전도연이라 버금가는 연기를 해야하지 않냐는 말을 많이 했는데, 매번 또 시작이다 출발 선상에 선 느낌이다. 전도연과 작업할 때 내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전도연의 필모그래피와 연기에 필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받아들이고 발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칸영화제에 와 보니 어떤가?

"모르면 용감하다고, 너무 몰랐던 것 같다. 영화인들이 전도연에게 사인을 받으러 오는 걸 보면 내가 뿌듯하다. 누나가 가장 커 보인다."

-상대가 전도연이니 압도되거나 밀릴 것 같은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촬영 할 때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 도연 누나가 '밀양'때 고민한 것, 힘들었던 것을 얘기해 준 것이 있다. 내가 요즘 고민하던 것이 있었는데, 불러서 얘기해 준 점은 연기에 있어 앙상블에 대해 말해 준 것이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 많이 편하게 해주어서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아뿔사 싶었다. 형들이 말하던 것이 이것이구나 싶었다. 많이 했던 선후배들 중에 연기하면서 도연 누나처럼 편하게 해주는 배우는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가 아니라 집에 가면서 생각난다. 도연 누나랑 연기를 하면 잘하고 못한게 생각이 안 날 정도로 기억이 안난다. 누구나 전도연과 연기하면 그럴거다. 도연누나랑 연기할 때문 살짝 성숙하고, 끝나고 나니 다시 예전과 같아졌다. '무뢰한'을 할 때는 내가 연기적으로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나니 똑같이 돌아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