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런 레이스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144경기를 치르면서 19홈런을 때린 이대호는 올 시즌 34경기 만에 벌써 9개의 홈런을 날리고 있다. 퍼시릭리그 홈런 2위로 1위인 니혼햄의 나카타 쇼(10개)와 1개 차이다.
부진을 딛고 달군 홈런포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대호는 시즌 초반 심각한 부진에 시달렸다. 4월 3일 세이부전에서 시즌 두 번째 2루타를 때린 뒤 4일부터 12일 니혼햄전까지 무려 6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 사이 타율은 1할9리까지 떨어졌다.
바닥을 향했던 이대호의 타율이 16일 오릭스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16일부터 26일 세이부전까지 9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고 한 경기 무안타로 쉬어간 뒤 29일 니혼햄전부터 최근 경기였던 9일 라쿠텐전까지 다시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영양가도 만점이다. 연속 안타를 때린 최근 9경기 중 7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이 기간에만 홈런 5개를 몰아쳤다. 이대호는 6일 지바 롯데전부터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면서 후끈 달아오른 타격감을 입증했다.
이대호의 시즌 타율은 2할8푼1리로 올랐다. 4월 2할2푼(82타수 18안타)이던 월별 타율이 5월에는 4할5푼5리(33타수 15안타)나 됐다. 4월 홈런 3개에서 5월에는 아직 초순인데도 벌써 5개나 몰아쳤다.
소프트뱅크의 팀 홈런이 상승한 것에 주목할 만하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5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며 양대 리그 12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는 팀 홈런 30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중 홈 구장인 야후오크돔에서는 1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올해 개축된 야후오크돔의 홈런 테라스 영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외야 담장이 멀고 높아 대표적인 투수 친화적 구장이었던 야후오크돔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야 펜스를 앞당기고, 높이까지 낮췄다. 그렇게 해서 새로 생긴 외야 쪽 공간에 '홈런 테라스'라는 특별석을 마련했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홈에서 터진 홈런은 지난해 평균 0.151개에서 올 시즌 1.26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외야 펜스를 당긴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일본 진출 첫해부터 2년 연속 24홈런을 때렸던 이대호는 소프트뱅크 이적 첫해였던 지난해 19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성 타구가 담장에 맞아 2루타가 되는 일이 많았던 이대호는 올 시즌 좁아진 구장 덕분에 홈런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대호는 9일 라쿠텐전에서도 0-2로 뒤지던 7회말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9호 홈런으로, 팀 내 1위이자 리그 2위다. 이대호는 "작년에는 펜스를 맞았던 타구가 올해 홈런이 되고 있다. 홈런이 늘어나니 타석에서도 여유가 생겼다"면서 홈런 테라스 효과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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