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농구선수로 뛰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짐 아두치(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4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보여준 명품 수비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아두치는 당시 좌익수로 출전했다. 롯데가 3-2로 앞서고 있던 8회말, 넥센 윤석민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담장을 넘어갔다면 3-3 동점이 되는 상황.
아두치는 펜스 앞에서 점프를 했고 타구는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포구를 시도한 것이다. 윤석민은 그 사이 2루까지 갔다.
공을 잡지 못해 2루타가 됐지만 롯데 입장에선 아두치의 수비가 한 점을 막은 상황이 됐다. 결국 롯데는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4-2로 승리를 거뒀다. 아두치는 아웃을 시키지는 못했지만 홈런이 될 타구를 2루타로 막아 결과적으로 팀 승리에 도움을 준 수비를 한 것이다.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앞서 아두치에게 당시 수비 상황을 물었다. 그는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타구를 쫓았고 점프를 했다"며 "최대한 높게 뛰었는데 못 잡아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아두치는 고교시절 야구 뿐만 아니라 농구선수로도 활동했다. 그는 "시카고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농구 열기가 정말 대단한 곳"이라며 "겨울에도 체육관이 아닌 바깥에서 농구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에버그린파크에서 성장했다. 고교시절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아두치는 "농구를 할 때는 스몰포워드 자리에서 주로 뛰었다"며 "그 때는 덩크슛도 곧잘 성공했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못한다"고 웃었다.
야구와 농구를 함께 한 아두치는 메이저리거 출신인 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했다. 아두치의 아버지는 지난 1983년부터 1989년까지 세인트루이스, 밀워키, 필라델리피아에서 뛰었다.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에서 한 시즌(1987년)을 보내기도 했다.
아두치 역시 텍사스에서 뛰다 KBO리그로 왔다. 아버지와 아들이 비슷한 야구인생을 걷고 있는 셈이다. 아두치는 "왜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느냐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장소와 리그가 중요하진 않다. 어디서 뛰든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뛰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두치는 "KBO리그는 재미있고 흥미롭다"며 "상대 투수들이 던지는 몸쪽 공을 잘 쳐내기 위해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한화전에서도 변함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롯데가 5-7로 역전패를 당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지만 3안타를 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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