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에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지상파 TV 생중계가 잡히는 빅매치에서는 골이 적게 나오는 것이다. 서로 공격을 열심히 하지만 수비가 잘 막아내서 0-0 무승부가 되는 경우도 있고, 좋은 경기를 위해 너무 멋을 부리다가 득점에 실패하기도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확실한 승리를 약속했다.
3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전북-수원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두 감독은 승리를 위한 공약을 내걸었다. 양 팀은 다음달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말의 달인' 최강희 감독은 수원이 후반에 골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후반 45분 이후에는 텐백을 쓰겠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수원과는 늘 박진감 넘치고 재미난 경기를 했다. (수원이 FC서울에 5-1로 승리한) 슈퍼매치를 보면서 수원을 5-1로 이겨보고 싶더라. 5-1 승리를 꿈꾼다"라며 서 감독을 자극했다.
서 감독은 신사처럼 말을 꺼냈다. 그는 "수원은 전북보다 더 많은 골을 넣는다. 특정 한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득점이 분포된다. 전북은 그런 것에 긴장해야 한다. 전북이 홈에서 공격적으로 하다가 우리에게 역습으로 많은 실점을 할 수 있다"라고 응수하며 웃었다.
두 감독 모두 지루한 축구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공격 축구 하자고) 각서를 쓸까요"라고 농담을 던진 뒤 "TV 중계를 하는 빅매치가 0-0인 경우가 많아 실망스러웠는데 인위적으로 만들기는 어렵지만 공격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은 있다. 걱정은 없다"라며 다득점 승리를 예고했다.
서 감독도 전북을 향해 공격적으로 나서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공격 축구는) 수원이 해오던 방법이다. 늘 공격적으로 하려고 한다. 나도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 출신이라 공격 본능이 있다"라며 더 강하게 부딪히겠다고 선언했다.
전북은 5월 6일 산둥 루넝(중국), 수원은 그보다 하루 앞선 5일 베이징 궈안(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전북은 산둥전에서 최소 비겨야 16강에 간다. 수원은 이미 16강이 확정됐지만 이겨야 조 1위가 된다.
최 감독은 "다음 경기를 생각할 여유가 없다. 산둥전은 사흘의 여유가 있다.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수원전에 쏟아붓겠다"라며 수원전 승리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다.
순리대로 가겠다던 서 감독도 전북을 겨냥했다. 그는 "모든 경기를 생각해야겠지만 이번에는 전북전에 초점을 맞췄다. 올인하겠다"라며 후퇴없는 축구를 약속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